[글로벌기업 20세기전략] (3) '인텔'..'아웃사이드'로 대변신

''인텔 아웃사이드(Intel Outside)''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21세기를 맞아 ''아웃사이드''를 지향하는 대대적 변신을 꾀하고 있다.인텔이 아웃사이드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컴퓨터 시장 둔화에 따른 칩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칩에만 의존하는 ''인사이드(Inside)'' 전략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텔은 지난 10년간 대부분의 PC와 가전제품에 자사의 칩이 사용되고 있음을 자랑하는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대부분의 PC메이커들에 ''인텔은 안전하고 빠르다''는 인식을 확고히 심어줬다.세계 컴퓨터 마이크로프로세서(CPU)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단단한 아성도 구축했다.

하지만 인텔은 PC칩에만 의존하는 ''인사이드 전략''으로는 21세기 중심기업으로 자리잡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인텔 아웃사이드의 핵심은 칩을 내장한 각종 가전제품을 만들어 전체 매출액을 높이고 칩 수요도 늘려보자는 것.일종의 ''꿩먹고 알먹자''는 전략이다.

인텔은 1999년부터 사업다각화를 준비해 왔다.

마이크로마시계 무선키보드 PC카메라 홈네트워킹제품 디지털장난감 등이 대표적 아웃사이드 제품이다.하지만 인텔의 본격 아웃사이드 야심작은 내달부터 판매될 MP3플레이어.

''포켓 콘서트''라는 이름의 이 MP3플레이어는 기존제품보다 2배 가량 긴 4시간 분량의 MP3파일을 저장·재생할 수 있어 인기가 높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가격은 대당 3백달러선.

1백28메가바이트의 대용량 플래시메모리를 장착,새로운 플래시칩 수요창출은 물론 MP3플레이어 시장이 급성장(지난해 미국 판매 1백30만대에서 올 6백70만대·인터내셔널데이터 추정)하고 있어 아웃사이드 전략의 핵심 제품으로 삼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 6일 라스베이거스 가전제품 전시회에서 첫선을 보였다.

인텔은 하반기에 ''채트패드''라는 메시지 및 e메일전송 기기와 ''웹태블릿''이라는 무선인터넷 접속장비도 선보인다.

이들 제품에는 성능이 강한 프로세서를 장착,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PC 사용자들에게 끊임없이 유용하고 흥미로운 관련제품을 선보여 칩 수요를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것이다.

''반도체의 군살은 빼고 사업다각화를 통해 전체볼륨을 키우겠다''는 인텔의 아웃사이드 전략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칩 수요 부진을 대신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자칫 덩치만 커지고 내실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인 AMD의 추격에 시달리며 제품 리콜로 홍역을 치른 인텔은 과거 시계나 카메라 등의 ''아웃사이드 실패''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경험이 부족한 소매판매를 위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광고도 검토중이다.

인텔의 공동창업자인 고든 무어 명예회장은 아직도 1970년대 중반의 실패작이었던 ''인텔 마이크로마시계''를 차고 다닌다.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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