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미국의 선택] '재투표' 요구 대학생 州청사 몰려와 시위

선거를 치른지 3일이 지나도록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한 이번 대선은 플로리다의 재개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나 표차가 워낙 작은데다 선거부정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재개표 결과 3백27표를 앞선 것으로 비공식 집계된 부시 후보는 10일 고어 후보측에 비공식 개표결과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고어 후보 진영은 그러나 "선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재개표 최종결과와 부재자투표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대권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팜비치카운티 선관위는 이날 고어 후보측의 요구에 따라 카운티내 3개 선거구에 대해 수작업으로 2차 재개표를 11일중 실시하기로 동의했다.

플로리다주에서 개표결과와 관련해 제기된 소송은 팜비치카운티 6건과 탤러해시카운티 2건 등 모두 8건이다..재개표로 미국 전역의 이목이 집중된 플로리다주 정부청사 1층에는 9일(현지시간) 주립플로리다 농공(A&M)대 학생 3백여명이 모여 침묵시위를 벌였다.

주청사 경비원들은 지난 98년 젭 부시가 주지사에 취임한 이래 1층 로비에 이처럼 많은 시위대가 들이닥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출입자들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선거개표 방송중 플로리다주의 승자를 고어에서 백중세, 부시 승리 등으로 바꾼 CNN은 주청사 앞에 마치 대선방송을 하듯 특별 인터뷰 장소를 마련해 놓고 로버트 버터워스 주정부 검찰총장과 선거국을 책임지고 있는 캐서린 해리스 국무장관을 차례로 불러 플로리다 개표과정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이번 선거에선 백인을 제외한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흑인, 라틴계 등의 유권자들이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90%가 고어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백인들은 54%가 부시 후보를, 43%가 고어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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