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씨 부부 극적 상봉...아내 김옥진씨, 하씨 숙소 찾아

재혼했다는 심적 부담으로 50년전 헤어진 남편 하경(74)씨의 간절한 희망에도 불구,상봉을 외면했던 50년 전의 아내 김옥진(78)씨가 상봉 마지막 날인 17일 오후 하씨의 숙소인 워커힐호텔을 찾아 극적인 상봉에 성공했다.

북한 촬영감독 하씨는 옛 아내에게 죽기 전 마지막 속죄라도 하고 싶어 이틀간 잠을 설쳤다.수절하지 못한 죄책감,재혼해 낳은 자식들에 대한 미안함이 겹쳐 아내 김씨가 혼자 그리움을 삭이겠다고 고집을 피웠기 때문이다.

하경씨는 상봉 첫날인 지난 15일 이미 휴대전화로 아내의 목소리를 들었다.

"나도 북에서 재혼했는데 당신이 재혼한 게 무엇이 흠이 되겠소.너무나 보고 싶소"라고 말했지만 옛 아내는 오겠다는 확답을 주지 않았다.김씨는 이튿날인 16일 아들의 손에 이끌려 워커힐호텔 근처까지 왔지만 끝내 전 남편을 만나지 않았다.

그러던 김씨가 17일 오후 3시30분에는 아들들의 손에 이끌려 숙소인 워커힐호텔로 찾아와 50년만의 상봉이 이뤄졌다.

하씨는 "아내가 그간 상봉을 꺼려해 몹시 섭섭했지만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며 "뒤늦게라도 아내가 찾아와 줘 너무나도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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