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현장] 삼성 非메모리 B2B 사이트 '뜬다'

삼성전자 영업부 직원들은 비메모리 반도체를 주문받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소니 노키아 에릭슨 등 전세계 7백여개 주요 전자 통신업체는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를 구입하기 위해 e-보이스( www.e-voice.samsungsemi.com )에 들어온다. 지난 2월 개통된 이 사이트는 비메모리 B2B(기업간 전자상거래)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적 정보통신업체들은 이 사이트에서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정보를 자세히 얻을 수 있다.

부여 받은 고유 번호(ID)를 입력하면 비메모리 반도체의 사양 가격 디자인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주문하기 전에 납기까지 미리 알아볼 수 있다.

한 마디로 고객들은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비메모리 관련 정보 대부분을 공유한다.

삼성이 고객의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수백가지가 넘는다. 주문형 반도체는 물론 CPU(중앙처리장치) 마이콤 등 천차만별이다.

물론 주문에서 생산 납품까지 절차가 복잡하다.

삼성은 이런 모든 업무를 e-voice 로 처리하고 있다. 삼성은 e-voice 를 통해 당초 기대했던 수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고객과 상시채널을 형성함으로써 24시간 서비스 지원체제를 유지,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특히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개별마케팅( One to one 마케팅)을 실시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사항이 시스템을 통해 필요부서에 즉각 전달되고 조치 사항이 통보( Feedback )되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삼성측 설명이다.

e-voice 를 직접 운영하는 조직은 기획 마케팅 4명과 시스템 개발 유지 담당 6명 등 10명에 불과하다.

물론 지역별 운영매스터 8명 등 지원조직 33명이 관리 운영을 측면에서 돕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 시스템의 성공적인 정착으로 매년 수백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비메모리 사업 전부문에 걸쳐 B2B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었던 것은 기업 내부의 공급사슬( Supply Chain )을 완벽히 갖추고 업무 혁신을 추진한데 따른 것이다.

해외 선진 기업도 공급사슬 전부분을 연계한 B2B를 구현한 사례는 많지 않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인텔도 주문접수에서 납기 회신 송장관리 및 납기정도 등 특화된 한 두개 부분에서 B2B를 하고 있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삼성도 e-voice 모델을 처음 도입했을 때 고객과 영업사원을 설득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특히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지역 고객사들의 소극적인 자세에 혼란을 겪기도 했다.

그때마다 마케팅 담당자들이 직접 고객사를 방문,교육을 통해 새 모델의 강점을 피력했다.

삼성은 올해 e-voice 를 통해 13억달러의 비메모리반도체 매출을 달성하고 2005년에는 40억달러어치를 팔 계획이다. e-voice 를 기획하고 운영해온 이성호 과장은 "비메모리 분야의 기업간 전자상거래가 정착단계에 들어선 만큼 앞으로 메모리 반도체 및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분야로 B2B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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