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와 불화' 主因은 언어장벽 .. '김미현/최경주의 例'

"선수와 가장 가깝고도 먼 사람"

그 이름은 캐디다. 프로들에게 캐디는 단순한 경기 "도우미"가 아니다.

그들이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느냐 못하느냐는 캐디에게 달려있다.

그래서 선수와 캐디는 눈빛만 봐도 뜻이 통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가 유지돼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둘은 어떤 관계보다 불편할 수밖에 없다.

최근 김미현 최경주의 예에서 보듯 미국 프로골프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선수들에게 캐디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언어소통 문제,문화적 차이등으로 인한 선수와 캐디의 불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아본다.
.김미현과 캐디 라이널 매티척은 2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왔다.

이들의 불편한 관계가 표출된 것은 코닝클래식 3라운드.

이틀연속 선두를 달리던 김은 공동10위 추락의 주범으로 라이널을 지목했다. 8번홀에서 클럽선택을 잘못하고 13번홀에서 거리판단을 미스했다.

또 미끄럼을 방지한다며 경기도중 스파이크를 쇠징으로 바꿔 신도록 해 퍼팅감을 잃게 했다는 것.

그 대회 4라운드에서도 둘의 불편한 관계는 심리적 안정을 무너뜨리며 3개의 더블보기를 낳았고 올시즌 커트통과대회중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캐디와의 불화는 언어장벽이 큰 이유였다.

김은 3라운드후 "오늘 그린빠르기가 어제와 똑같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캐디가 어제보다 빨라졌다고 했다"며 "내 뜻을 영어로 전달하고 싶은데 말을 못하고 퍼팅을 짧게하다가 퍼팅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갑자기 신발을 쇠징으로 바꾼 것도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해 어쩔수 없이 신고 나왔던 것.

.최경주도 3주전 갈라선 캐디 데이비드 케이시 커와 비슷한 처지에 처했었다.

컴팩클래식에서 초반 상위권에 올랐으나 클럽선택을 둘러싼 의견차이로 데이비드와 충돌,결국 하위권으로 몰락했다.

최는 아직 영어에 자신이 없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데이비드에게 무슨 말을 건네면 "홧? 홧?"하면서 기분나쁜 태도로 대하는 바람에 몹시 속상했다고 한다.

여기에다가 최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캐디의 태도는 막무가내였다.

말도 안하고 가방을 들고 나가버리는가 하면 클럽을 건네줘도 제대로 받지 않은채 먼저 앞으로 걸어나가기 일쑤였다.


.문제는 캐디바꾸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데 있다.

김미현의 아버지 김정길씨는 "실력있는 캐디는 이미 유명선수들에게 가버려 캐디를 바꾸고 싶어도 고만고만한 캐디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경주가 못된(?) 캐디와의 관계를 빨리 청산하지 못한 것도 새 캐디를 만나 적응할 일이 막막했기 때문이었다.

오죽하면 비제이 싱이 그에게 "아직 그 캐디를 바꾸지 않았느냐"고 반문했을 정도였다.

최는 20년 경력의 보브 존스를 만났는데 성격을 가장 중요시하게 고려했다. 어쨌든 국내선수들이 미국에서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언어소통 능력을 갖추는 것 못지않게 "찰떡궁합의 캐디"를 만나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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