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경매] 중고차 이젠 제값받고 판다..대우 서울경매장오픈

송파구에 사는 K씨(38.주부)는 운전경력 4년의 오너드라이버다.

K씨는 타고 다니던 소형차를 팔고 새 차를 살 계획을 세웠지만 막상 차를 팔려고 보니 막막함이 앞섰다. 무작정 중고차 매매상사를 찾아가면 노련한 매매업자에게 "가격 후려치기"를 당해 제값을 받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K씨는 최근 중고차 경매장을 통해 고민을 해결했다.

중고차 전문가들이 차량 가격을 평가한 뒤 경매에 붙여 "받고싶은 가격"에 가까운 금액을 받고 차를 팔 수 있었다. 중고차 경매란=중고차 거래방식은 당사자거래와 사업자거래 두가지로 나눠진다.

당사자거래는 말 그대로 차를 사고 파는 사람들끼리 "알아서" 거래하는 방식이다.

주위사람 또는 생활정보지등을 통해 중고차를 매매하는 방법을 뜻한다. 사업자거래는 중고차 매매상사를 통해 차를 사고 파는 것.중개상을 통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내야하는 문제점이 있지만 대신 믿을수 있는 중고차를 살수 있다.

중고차 경매는 사업자거래 유형중 하나다.

경매와 매매상사 거래와의 차이점은 하나의 중개인이 아닌 다수의 중개인에게 자신의 중고차를 선보인다는 점.경매장에서는 다수의 매매상사가 경매에 참여하며 이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중개인에게 낙찰된다. 중고차 매도인으로서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중고차의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 알수 없을 때 일방적으로 매매상사가 제시한 금액에 차를 팔아야한 했던 문제점을 해결할수 있다.

경매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서울경매장의 경우 이전등록에 필요한 서류와 함께 경매장을 방문하거나 방문이 어려울 때에는 탁송신청을 하면 된다.

경매가 실시되어 낙찰이 되면 3일 이내에 차량대금이 경매신청자의 계좌로 입금된다.

이때 경매에 참여한 비용 5만원과 낙찰금액의 2%가 수수료로 공제된다.

경매 참가자는=경매를 통해 중고차를 싼값에 구입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일반소비자가 경매를 통해 중고차를 살 수 있는 곳은 광명에 있는 한국자동차경매장 한 군데밖에 없다.

최근 문을 연 서울자동차 경매장은 매매상사(중고차 소매상)만을 대상으로 중고차를 판다.

일종의 중고차 도매시장인 셈이다.

다만 한국자동차 경매장도 매매상사를 대상으로 한 번이상 유찰(낙찰이 이뤄지지 못함)된 차에 한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이미 미국,일본과 같은 자동차유통 선진국에서는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제값에 팔수 있는 중고차 경매장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는 광명경매장을 비롯한 5개업체가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규모나 거래는 아예 없거나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대우자동차가 서울경매장을 오픈함에 따라 경매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돼 경매시장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긴장하는 장안평시장=중고차 매매상의 메카인 장안평 시장의 중개인들은 자동차경매장에 대해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자동차 경매장이 활성화되면 그만큼 자신들의 일감이 줄어들수 있기 때문이다.

중고차 도매센터로서의 기능을 경매장에 빼앗김으로써 고사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빠져있는 것이다.

또 자신이 판매하려는 차의 경매낙찰가가 일반 소비자에게 공개될 경우 마진율을 높게 가져갈 수 없어 불안해하고 있다.

경매가 도입되면 매매상이 경매에 붙여진 중고차를 구입한후 일반소비자에게 판매하기 때문에 자신의 마진율이 소비자에게 노출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밖에 자동차 매매상끼리 경매장에서 가격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 역시 부담이 된다.

낙찰받기 위해서는 경쟁 매매업자보다 1백원이라도 비싼값을 써내야한다. 매매상들로선 파는 가격에는 제한을 받으면서 구입단가는 이전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커 매매패턴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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