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인사파문 일단락] MH/MK 측근 브레인 '뜬다'..인맥 변화예고

현대인사파문이 일단락됨에 따라 앞으로 가속화될 그룹분할 과정에서 현대 전문 경영인들의 역할과 위상이 종전보다 훨씬 커 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몽구.정몽헌회장 양 진영의 핵심 측근들은 소속 분야에서 자리를 확고히 굳힘으로써 앞으로 더욱 중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몽헌회장 진영=이익치 증권회장은 이번 인사파동의 피해자인 동시에 시발점이었지만 이번 일이 자신의 확고한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이 회장은 앞으로 특히 금융분야에서 정몽헌회장의 대리인으로서 상당한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원 판결 여하에 따라 금융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봉쇄"될 소지가 남아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윤규 건설사장과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김사장은 정몽헌회장 외유기간중은 물론 귀국 이후까지 상황전개에 핵심변수였던 가회동 저택을 포함,정주영 명예회장 주위를 떠나지 않고 정몽구회장 측근들을 견제하면서 정몽헌회장의 눈과 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따라 김사장은 현재 맡고 있는 건설과 대북사업에서 상당한 실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그룹내 다른 분야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위원장도 이번 사태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상황을 지휘하면서 정몽구회장 측근들과의 "수읽기"에서 밀리지 않고 정몽헌회장의 의중을 그룹의 의사로 외부에 전달하는 의사전달창구로서 상황을 유리하게 마무리지었다는 점에서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핵심 측근의 한명인 강명구 현대전자 부사장,정몽헌회장과 이익치회장의 뜻을 끝까지 지킨 노치용 현대증권 이사 등도 앞으로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회장 진영=정몽구회장이 자동차분야에 전념키로 역할분담이 이뤄짐에 따라 자동차쪽 측근들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위원회(구 그룹 종합기획실)출신으로 정몽헌회장측의 김위원장과 상대 창구가 됐던 이계안 현대차 사장은 앞으로 자동차소그룹의 전부문을 총괄 지휘하는 사실상의 2인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계안 사장과 함께 정몽구회장 고교 후배인 정순원 현대.기아자동차 기획조정실장 역시 앞으로도 핵심 브레인으로서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재직할 때부터 정몽구회장을 도와왔던 정부사장은 현대.기아차 내부살림을 챙기는데 주력하면서 이사장과 역할을 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 사장으로 거명됐던 노정익 현대캐피탈 부사장도 이번 일을 계기로 정몽구회장 진영내 금융부문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박세용 인천제철 회장의 행보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측근이었던 박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정몽구회장 진영에 본격 가세함으로써 앞으로 인천제철 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중임을 맡아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문희수 기자 mhs@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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