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하락 수출전선 비상, 원화 동반하락 유도...정부

엔화 하락세로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리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모처럼 회복기미를 보이던 국내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원화가치의 동반하락을 유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9일 엔화가치는 도쿄외환시장에서 2개월반만에 1백20엔대로 떨어졌고 원화가치도 올들어 처음 1천2백원대로 하락했다.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는 일본 엔화값 하락과 설연휴 등의 영향으로 올 2월 수출이 작년동기보다 15~19%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의 자동차 선박 반도체 등 수출주력품목이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어 원화의 동반하락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올해 무역흑자 2백50억달러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22일 산업자원부에서 박태영 산자부 장관 주재로 수출지원대책위원회를 열어 수출종합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공기업과 금융기관이 달러외채를 빨리 갚도록 하고 필요하면 한국은행이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여 원화가치 하락을 유도키로 엔저대책을 마련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정부가 환율목표를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엔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1대 10정도는 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올해 외환거래 자유화 등으로 국내에 달러가 많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외화유입 억제책을 추진키로 했다. 공기업과 금융기관들이 가능한 한 외채를 서둘러 갚도록 하고 신규 차입을 최대한 자제토록 할 계획이다. 또 금리 하향안정 정책을 지속해 원화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제사회가 엔약세를 용인하면서 엔화가치는 19일 달러당 1백20.75엔까지 떨어졌다. 엔이 1백20엔대로 내려가기는 작년 12월2일이후 2개월반만이다. 이같은 엔화 하락으로 원화가치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원화가치는 달러당 1천2백4원에 마감됐다. 한편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대장성 차관은 "일본은행이 저금리의 자금을 공급하고 있어 엔약세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더 과감하게 금융완화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사카이야 다이치 경제기획청장관도 달러당 1백20엔선이 적정하다고 언급,엔약세를 반겼다. 엔약세를 묵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미국정부는 20일의 선진7개국(G7)재무장관및 중앙은행총재회담에서 엔저.달러고의 국제환율상황을 지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정구학 기자 cgh@ 차병석 기자 chab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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