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지상중계] '제2 외환위기 가능성 여전'

국회는 28일 재경 정무 건설교통 등 13개 상임위별로 23개소관부처와 산하단체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 대한 5일째 국정감사를 계속했다. 이날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환란책임 및 제2환란 가능성 성업공사가 매입한 금융기관 부실채권 회수방안 한.일어업협정 체결에 따른 어민 피해와 독도 영유권 문제 등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재경위 =한국은행에 대한 감사에서 제2외환위기 방지책, 신용경색 완화방안, 통화신용정책의 방향, 과다한 통화안정증권발행에 따른 문제점과 대책 등에 대한 여야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국민회의 장재식 의원은 "96년이후만도 20여차례나 환율 인상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제기했음에도 통화당국이 받아들이지 않아 외환위기를 겪게 됐다"면서 한은의 경제분석 및 대처능력 제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어 "현재 콜금리가 7%선이고 3년만기 회사채금리가 9~10%선으로하락했음에도 기업들의 금융비용을 결정하는 대출금리는 14~18%선인 만큼 예대마진을 시급히 축소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김재천 의원은 "앞으로 제2의 외환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며대책을 추궁하고 국제수지 오차와 누락이 늘어난 점을 들어 자본해외도피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나오연 의원은 "임금감소, 구매력 격감, 부동산가 하락에다 신용경색으로 내수 침체가 심화, 디플레이션 초기단계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장기불황에 대비한 통화금융정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박명환 의원은 "통화안정증권의 이자 부담이 본원통화의 4분의 1을넘는 엄청난 규모에 이르고 있다"며 통화신용정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이자부담 해소 방안은 서 있느냐고 따졌다. 자민련 정일영 의원은 "4백9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4% 가까이가 부도경험이 있고 92%가까운 기업들이 즉시 또는 5년이내 어음제도를폐지할 것을 주장했다"며 어음제도의 폐지를 요구했다. 전철환 한은총재는 답변에서 "실물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금리의 하향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중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면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금융경색 완화를 위한 지준율 인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무위 =성업공사 감사에서 금융권의 부실채권을 인수해 전담처리하는 배드뱅크(bad bank) 기능의 적정성과 성업공사의 업무 능력이 주된 이슈로 부상했다. 국민회의 김태식 의원은 "성업공사가 인수한 채권(33조원)을 만기에 상환할 경우 2009년에 67조, 2011년에 1백7조라는 천문학적 원리금을 부담해야 한다"며 "성업공사의 파산마저 우려되는 상황인데 대책은 무엇이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인수를 위해 발행한 채권은 만기 차환없이 상환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2000년부터 10년간 연도별회수액을 당초 계획보다 2.7배 이상 늘려 회수해야 파산을 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 김민석 의원은 "성업공사가 배드뱅크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옳지만현재 진행상황을 보면 "높은 가격"을 받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인수한 부동산이나 부실자산을 신속하게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성업공사로부터 공장이나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투자자에 대해 대출 등 금융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배드뱅크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이인구 의원은 "성업공사가 배드뱅크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부채의출자전환이나 부채재조정을 수행할 고도의 전문인력들이 필요하다"며 "현재 성업공사의 인력들이 이같은 업무능력을 갖추고 있느냐"고 물었다. 산업자원위 =중소기업진흥공단 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공단이 시행하고 있는 직접 대출사업의 문제점 등을 집중 추궁했다. 국민회의 남궁진, 자민련 김칠환, 한나라당 신영국 의원은 "총 정책자금 대비 직접 대출 비율은 2% 수준에 불과한데다 공단도 은행처럼 담보 위주 대출을 하고 있어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며 비판했다. 국민회의 박광태, 한나라당 김호일 의원은 "대출업무 취급에 대한 전문 노하우 부재로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에서 나간 융자의 15%인 7천억원이 부실대출로 판명됐다"며 대출심사 능력제고 방안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이날 대한송유관공사 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차입금 과다로 지급이자만 연 5백억원이 넘어 2000년엔 납입자본금 2천2백50억원이 완전 잠식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영개선 대책을 추궁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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