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생성 기원논쟁" .. '지구자족설'에 '외계도래설' 도전

생명의 원천인 물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생물의 탄생을 가능케한 물의 생성기원을 놓고 관련학자들간에 "지구자족설"과 "외계도래설"로 맞서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제까지의 정설은 지난 1894년 지질학자들에 의해 제기된 지구자족설. 이 가설을 지지하고 있는 학자들은 화산활동을 단서로 삼고 있다. 지구형성 초기의 대규모 화산폭발로 인해 발생한 수증기가 거대한 구름층을 형성했고 이 구름층이 비가 되어 내리면서 저지대를 채우며 원시바다를 이뤘다는 것. 동시에 번개가 원시바다 속의 화학물질 조성을 바꾸며 다양한 생물의 탄생을 이끌었다는 것이 이 가설의 핵심이다. 이들은 화산연기가 10% 정도의 이산화황, 30% 내외의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다양한 가스와 60%의 수증기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의 화산활동으로 발생한 수증기의 양을 토대로 지난 수십억년 동안의 수증기 양을 역산하면 지금의 바다를 채우고도 남는다는 주장이다. 우주과학자들은 새로운 가설인 외계도래설에 힘을 실으며 지구자족설의 허점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태양계 외곽에서 날아오는 크고 작은 혜성이 물과 생명의 탄생을 가능케한 다양한 원소를 실어 날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태양계 외곽에는 직경이 1~2km정도인 작은 혜성이 1조개 가량 집단을 이루고 있는데 이들중 몇개는 때때로 태양계 중심으로 쇄도한다. 최근에는 직경 10m 정도의 아주 작은 혜성들이 마치 비처럼 지구위에 쏟아지고 있는 사실이 미국 아이오와 대학팀에 의해 새로이 관측됐다. 그 수는 초당30개로 하루 4만개, 연간 1천5백만개에 달한다는 것이다. 지난 40억년 동안 쏟아진 혜성비의 양을 추산하면 현재의 바다와 남북극 빙하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물의 양과 꼭 같다는 것이다. 이들 작은 혜성은 또 우주먼지를 동반, 현재의 생물체 형성에 필요로하는 탄소등의 원소를 공급했다는 주장이다. 이와함께 화산활동으로 발생되는 수증기의 상당량은 지구형성 초기에 만들어진 물이 재순환되는 것이라는 논리로 지구자족설을 몰아세우고 있다. 바닷물이 화산활동대의 지각밑으로 스며든 후 화산폭발과 함께 수증기로 분출된다는 것으로 현재의 물의 양을 충족시킬수 없다는 주장이다. 우주도래설은 미국 아이오와대학 물리학과의 루이스 프랭크교수가 지난 86년 처음 제기했으나 당시에는 어림없는 소리로 치부됐었다. 그러나 프랭크 교수팀이 최근 일련의 작은 혜성이 지구를 둘러 싸고 있는 대기층을 뚫고 들어와 소멸되는 장면을 위성영상을 통해 포착하면서 새로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 발견에 대해 노벨물리학상이나 화학상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라고 흥분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홀랜드 교수는 "프랭크 교수의 주장이 옳다면 지구와 다른 행성의 기원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모두 뜯어 고쳐야 할 것이지만 이 가설을 뒷받침할 보다 확실한 사실확인과 자료에 대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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