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최전선] '피죤'..'한우물전략'...부동의 1위 브랜드

"마케팅은 소비자의 마음에 제품을 인식시키는 작업이다" 마케팅학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어떤 상품이 성공하려면 소비자들의 머리속에 대표상품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섬유유연제 피죤은 "인식 싸움"에서 승리해 국내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대표적 상품중 하나이다. 섬유유연제는 세탁시 옷감을 보호하고 촉감을 부드럽게 하면서 정전기를 없애주는 제품. 하지만 사람들에게 섬유유연제가 뭔지 물어보면 잘 모른다. 하지만 피죤이라고 말하면 "아, 그 빨랫감을 부드럽게 해주는 거"라며 금방 알아듣는다. 사람들이 경쟁상품을 살 때도 "XX회사에서 나온 "피죤"주세요"라고 할 정도로 피죤은 섬유유연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피죤이 소비자들의 기억속에 선명하게 자리잡게 된 최대요인은 철저한 브랜드관리. 우선 회사이름과 제품이름이 같다. 지난 78년 (주)피죤 설립과 함께 제품이름도 피죤으로 지었다. "회사이름=브랜드" 전략은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광고도 피죤을 섬유유연제의 대표명사화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광고카피도 "빨래엔 피죤하세요" "피죤했니?"로 설정했다. 이 카피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기억돼 빨래할 때 섬유유연제를 쓰면 좋다는 것은 잘 몰라도 피죤을 쓰면 좋다는 것을 인식하게 했다. 이와함께 광고내용을 수시로 바꾸고 모델을 체인지하는 여느 상품들과는 달리 광고에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광고카피는 18년이 넘도록 그대로이다. 피죤로고송도 바뀌지 않았다. 광고모델도 일단 선정되면 5~6년이상 쓰고 있다. 대대적인 무료샘플배포, 판매수금방식의 차별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사들보다 앞선 신제품개발도 피죤성공을 가져온 마케팅요소들이다. 회사는 시판초부터 지금까지 연간 50만개이상의 피죤샘플을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배포, 신규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피죤은 일반 업체들과는 달리 상점에 물건을 대주고 판매된 것에 대해서만 1개월 단위로 수금을 한다. 미리 대금을 받고 물건을 공급하는 것에 비해 이 방식은 판매수량과 판매동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마케팅전략을 세우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해마다 점진적으로 품질을 개선해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는 것도 오늘의 피죤을 있게 한 밑거름이다. 경쟁회사들이 새로워진 피죤을 모방한 제품을 내놓을 때쯤이면 피죤은 한발 더 앞선 신제품을 내놓아 품질에서 항상 리더가 되고 있다. 또 기회있을 때마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정전기의 유해성을 기사화시키고 있다. 섬유유연제가 왜 필요한지를 사람들이 스스로 깨닫도록 하기 위해서다. 남다른 마케팅전략과 좋은 품질로 피죤은 지난해 6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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