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용기 자외선차단 "바람"..음료/의약품/소주병까지

맥주병은 왜 모두 갈색일까. 새로 나온 프리미엄급 소주 김삿갓 병은 왜 어두침침한 색깔을 하고있을까. 모두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소주 음료 의약품업계에 자외선차단 용기포장이 유행처럼 번지고있다. 보해양조가 프리미엄급 소주를 표방하면서 내놓은 "김삿갓"은 특이한 맛으로 관심을 끌었으나 그에 못지 않게 병의 모양과 색깔도 적지 않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단아하고 투명한 소주병이 아니라 거무스레한 양주병모양을 하고 있어 소주병의 "디자인파괴"를 실현했다. 김삿갓 병은 한마디로 자외선차단병이다. 색깔이 어두운 것도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김삿갓이 감미료로 꿀을 사용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선택한 병이다. 꿀은 자외선을 장기간 쬐면 변질가능성이 높아진다. 보해가 화장품 주류 용기를 주로 제조하는 태평양종합산업에 특별히 의뢰해 만든 용기다. 일반 병이 자외선투과율 60~70%라면 이병은 99%까지 자외선을 차단한다고 보해는 설명했다. 자외선차단을 위해 만든 "다크 그린"색 병이 결과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고급이미지까지 주었으니 보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김삿갓에 이어 나온 금복주의 "독도"역시 프리미엄급 소주. 독도에도 감미료로 벌꿀이 사용됐다. 그러나 독도는 자외선 차단병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일반병에다 은박으로 둘러싸버렸다. 확실한 차단효과와 함께 은박이 주는 프리미엄급 이미지 부각을 겨냥했다. 두산경월이 지난 17일 새로 선보인 프리미엄급소주 "청산리 벽계수"도 감미료로 꿀을 첨가했고 따라서 병도 자외선차단병을 사용했다. 프리미엄급 소주병의 상황이 이 정도가 되니 진로등 다른 소주회사들도 새로 출시하는 프리미엄급 소주들을 마치 양주를 연상케하는 병으로 만들고있다. 자외선 차단용기 바람은 소주업계에만 부는 것이 아니다. 종근당이 내놓은 일반 의약품 "자황"은 일찍이 94년에 제품을 내놓으면서 은박으로 용기포장을 했다. 황제에게 바치는 자양강장제라는 기본 컨셉이 의미하는 것처럼 자황의 은박지포장은 내용물 보호보다는 고급이미지부각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있다. 종근당은 은박으로 둘러싸는 기법을 최초로 도입, 상품의장등록까지 마쳤으나 의약품부문에만 국한하는 바람에 다른 음료 식품들이 모방하는 것을 미처 차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양약품이 이달 3일 새로 선보인 "균사체 영비천"은 주름진 은박지로 포장돼있다. 이 제품은 식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의장등록특허 시비에서 벗어날 수있었다. 일양약품은 은박으로 포장한 이유로 기존제품보다는 고급이라는 제품차별화, 보온.보랭효과 등을 들었다. 균사체가 들어있는데다 무방부제여서 반드시 자외선차단이 필요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맥주병의 색깔이 거의 대부분 갈색인 것은 이 색이 자외선차단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OB맥주의 "카프리"는 효모 호프등 내용물의 숙성및 발효정도를 특수기술로 처리해 자외선을 받아도 내용물이 전혀 변하지 않도록 한 특이한경우다. 종근당의 김양완부장은 "은박지로 제품을 포장하는 것은 내용물변질을 방지하기 위한 효과도 있지만 이미지개선을 위한 효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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