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안보전시장, 사천이전 한창..기념물 2천325점 보관

"여의도 안보전시장하면 무엇이 생각나십니까" 교실 3~4개를 더해놓은 듯한 대형수송기의 늠름한 모습,B-29폭격기에 올라타고 싶었던 충동,구경하면서 빨던 얼음과자,영화가 시작되기 전 오늘은 몇만 인파가 안보전시장을 찾았다는 "대한뉴스"의 틀에 박힌 소식. 지난 74년이후 서울이나 서울근교에서 국민학교를 다닌 사람이면 담임선생님을 따라 줄지어 구경했음직한 여의도 안보전시장이 다음주부터 경남 사천으로 본격 이전한다. 여의도 안보전시장은 지난 75년6월 유신체제하 반공논리가 팽배했던 시절,광복 30주년및 6.25한국전쟁 25주년을 기념하고 특히 국민들에게 반공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당초엔 반공종합전시회장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공원 주차장을 포함,1만여평에 달하는 전시장에는 총 4백55종 2천3백25점의 각종 전쟁기념물이 보관돼 있다. 이중에는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서 맹위를 떨쳤던 B-29 폭격기,C-124 대형수송기,이승만 전대통령이 전용하던 H-19 헬기,탱크,야포등 역전의 용사(?)들이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특히 B-29폭격기는 제조국인 미국을 제외하곤 영국의 대영박물관과 이곳에만 각각 1대씩 보관돼 있으며 한국전쟁 당시 김일성이 타고 경북 왜관까지 진주했던 소련제 리무진은 아직도 제성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리무진은 UN군의 대반격때 국군 6사단이 평양 북방에서 획득한 것으로 이 승용차를 지난해 3월 타본 박형석종로구청장은 "얼음위를 지치듯 매끄럽다"며 "지금 나오는 웬만한 자동차보다도 승차감이 좋다"고 시승기를 전한다. 이전 준비를 모두 끝내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이사가 시작될 안보전시장이 옮겨질 곳은 경남 사천군 (주)삼성항공 공단내. 비행기,탱크등 육중한 전시물들을 분해,포장해서 먼 남쪽지방으로 이전하는 것도 큰 문제인데 5월말까지 전시장에서 벌어질 대형 수송기등 비행기는 물론 탱크등 대형 전시물의 분해작업 역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위해 지난 2일에는 미국 유타주의 공군기념관 기술진 4명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직접 C-124기를 모델로 비행기 분해,조립,이동등에 관한 기술을 이전하고 돌아갔다. 경남 사천군 진사공단에 대단위 항공전문단지를 갖고 있는 삼성항공은 단지내로 이들 전시품을 옮긴 후 이를 어린이박물관 형태의 항공우주기념관과 통합,운영할 계획이다. 삼성항공은 이전의 경비부담과 다가올 장마철을 감안해 6월말까지 모든 이전을 끝마치려는 계획이지만 기술,안전,날씨등의 문제로 더 늦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보전시장은 이전과 함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요청에 따라 중소기업 전용 무역전시관으로 이용될 예정이인데 중앙회는 두꺼운 천에 공기를 불어 넣은 5백~2천평규모의 에어돔(Air Dome)을 3개 가량 만들어 가설 전시장으로 3년가량 이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는 이 부지를 매각하지 않고 사무,전시,컨벤션기능 등을 복합한 첨단 인텔리전트빌딩을 세울 것을 구상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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