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사설(13일) - II > 주목되는 중국의 노선투쟁

중국의 개혁 개방정책을 에워싼 보혁양파간의 노선투쟁이 본격적으로재연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개혁파가 군부를 동원해서보수파를 압박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공당군사위는 최근 소장급이상의 장성으로 구성된 "참관학습단"을조직하여 등소평노선의 성공적 표본으로 되어있는 심 주해지구를 시찰케함으로써 실용주의노선의 성과를 학습시키고 있다. 이는 노선투쟁의심각성을 나타내주는 하나의 단면이기도 하다. 중공당내 노선투쟁의 역사는 지난 10여년동안 등소평중심의 개혁파와제2인자로 보수파를 대표하는 진운 당중앙고문위주임과의 사이에 치열한논쟁이 전개되어 왔었으나 지난89년 천안문사태로 쌍방이 자제하는 소강상태를 유지해왔던 것이다. 이제 등소평은 제2단계 개혁정책을 과감하게실천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해온 보수파의 제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른것 같다. 등소평은 지난 1,2월사이에 상해 무한 광동성등을 시찰하면서 개혁 개방을하지않는 사람은 물러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이러한 등소평의강경태도는 진운이 주도하고 있는 당중앙고문위의 해체에 초점을 맞춘것이분명하다. 진운은 지난해11월29일 고문위 제8차 전체회의에서 반마르크스주의자가 당지도층에 잠입하면 지도권을 탈취당하게 된다고 지적하고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자들은 사회주의국가에 대한 전복파괴활동을 끊임없이 획책하고 있다는 요지의 극좌적인 6개항목의 의견을 제시한바 있었다. 이 6개항목중 특히 주목할것은 정치적으로 우파가 출현하면 사회가 동요하게 되고 경제는 통제할수 없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 사실이다. 이는등소평의 개혁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었다. 그런데 등소평은 이미 중앙고문위를 폐지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수차표명해온 바 있으나 지난해의 소연방붕괴 사태로 보수파의 위상을일시적으로 강화시켜 주는 결과를 초래한바 있었다. 이번 군부동원사태는이러한 등소평의 개혁정책을 금후 보다 과감히 실천하려는 의지표명으로오는 11월말께 소집될것으로 예상되는 중공당 제14기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에서 중앙고문위 자체의 폐지문제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전초전으로풀이된다. 우리는 이러한 중국의 노선투쟁 과정을 면밀히 관찰하여 관계당국은 물론중국과 거래관계를 갖고 있는 재계가 소련과의 거래에서 얻어진 교훈을거울삼아 앞으로의 사태진전에 만전의 대응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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