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만난 문 대통령 "북핵 해결·대화 중재 역할 해달라"

문 대통령·유엔 사무총장 회동
구테흐스 "안보리 결의 이행 협력"

동포들과 간담회 연 문 대통령
"한·미 동맹은 철석같다"

< 바흐 IOC 위원장 만난 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북핵 해결을 위한 대화 중재 등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제72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첫 일정으로 유엔 사무국에서 구테흐스 총장을 만나“북핵 문제가 평화적 방식으로 근원적·포괄적으로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유엔 사무총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구테흐스 총장을 만난 것은 지난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구테흐스 총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의 단합과 군사적 해법이 아닌 외교적 해법에 의한 해결이 돼야 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이행을 위한 유엔 차원 협력과 함께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가 조속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한국과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대화 중재 요청과 관련해 “그 중재 노력이 남북 간 대화일지 또 국제사회 전체의 그런 대화, 특히 미국과 북한의 대화일지 그런 것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대화 상대를 특정하지 않고 원론적인 수준에서 대화 중재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구테흐스 총장은 한국 정부의 800만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을 비롯해 추가 대북 제재, 북한 특사 등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뉴욕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동포 만찬 간담회를 열고 300여 명의 동포를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동포 여러분도 안심할 수 있도록 어려운 길이지만,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번 유엔 총회에서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국제사회 지도자와 중점적으로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미 관계에서 쟁점이 되는 현안과 관련해 “양국 간 입장이 완벽하게 같을 수 없지만 동맹은 철석같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기지는 양국 공동의 이익이 있지만 방위비를 더 분담해라, 충분하다 하는 논란은 있을 수 있고 자유무역협정(FTA)도 서로 유리하게 하겠다는 논란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이런 정도의 견해차는 당연한 것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 약화를 우려하는 일각의 의견을 두고 “전혀 그렇지 않고 철석같다”며 “과거에는 전적으로 미국에 맡겨놓고 우리는 따라가기만 했으나 이젠 우리도 나서서 유엔 안보리 결의가 통과되게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