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이라·대립군 (사진=미이라·대립군 포스터)

영화 ‘대립군’ 정윤철 감독이 ‘미이라’의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영화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립군을 내일부터 극장에서 보기 힘들다”며 “예매 1등인 미이라에 극장을 왕창 몰아주며 ‘대립군’과 ‘노무현입니다’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독과점 문제를 늘 지적해왔기에 제 영화가 혹시나 극장을 너무 많이 차지할까 봐 내심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며 “6일 만에 퐁당퐁당 교차 상영이라니..”라고 충격 받은 심경을 전했다.

또한 정 감독은 “대한민국은 정녕 지옥”이라며 “대통령이 아무리 바뀌어도 재벌들이 안 바뀌면, 돈이 최우선이면 아무 소용없다. 승자독식, 1등만 살아남는 사회는 정글이지, 사람 사는 곳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90억원 짜리 영화가 이렇게 당하는데, 작은 독립영화들은 얼마나 우습고 하찮은 파리목숨이겠나”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정 감독은 “영화를 보실 분들은 발품을 팔아 아침과 밤에 어렵게 보더라도 이번 주에 보시기 바란다. 다음 주에는 역사의 뒤안길로 거의 사라질 테니..”라며 “이 원한과 불의, 자본의 폭력을 절대 잊지 않겠다. 감독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윤철 감독이 심경을 밝힌 이유는 극장가가 오늘(6일)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미이라’로 도배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이라’의 실시간 예매율은 58.6%를 기록 중으로, 영화관들은 ‘미이라’를 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립군’이 개봉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관객들에게 선보일 기회가 조금씩 없어지고 있자, 정윤철 감독이 답답한 마음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김경식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u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