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감기몸살로 알았는데…중·장년층 대상포진 주의보
최근 이모씨(60)의 가슴팍에 수두가 난 것처럼 좁쌀만한 물집이 여러 개 생겼다. 일시적인 피부 트러블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물집이 생기는 부위가 점점 넓어지더니 등에도 생겼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고통도 뒤따랐다. 결국 피부과 의원을 찾은 이씨에게 의사는 대상포진이라고 진단했다.

대상포진으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48만3533명이었던 대상포진 환자는 지난해 69만1339명으로 늘었다.

대상포진은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신경을 따라 띠 모양으로 피부 발진과 좁쌀만한 물집이 생기고 해당 부위에 통증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통증은 얼굴, 머리, 가슴, 배, 등, 허리 등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난다. 일반적인 근육통과는 달리 바늘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통증과 함께 감기 기운이 생기며 두통, 복통, 팔다리 저림, 무기력감, 피부 가려움 등 다양한 증세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수두 바이러스와 같다. 어렸을 때 수두에 걸려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돼 대상포진 형태로 나타난다. 수두는 한 번 앓고 나면 면역이 생겨 재발하지 않지만 수두를 앓은 적이 있으면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다. 대상포진은 젊은이에게는 드물고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나타난다.

만성질환자,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 50대 이상의 대상포진 환자들은 합병증 발생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높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져 삶의 질이 저하될 수도 있다. 유화정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대상포진은 보통 물집이 생기기 전 주로 감기몸살, 근육통, 바늘로 찌르는 것과 같은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이후 통증이 있던 부위로 물집이 생긴다”며 “물집이 올라오기 전에는 확진이 어렵고 환자 대부분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바람에 치료 시기를 놓쳐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인체 면역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충분한 수면 등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과로와 스트레스를 줄여 면역력 강화에 힘쓰고 잘 쉬는 것도 치료 방법이다. 유 교수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접종을 통해 대상포진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