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면 봉사활동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학생들에게 어떤 봉사를 ‘시켜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합니다. 해답은 간단합니다. 학생들 스스로 봉사활동을 설계하고 추진하는 겁니다.”

지난달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대사협) 회장에 취임한 신구 세종대·세종사이버대 총장(60·사진)의 목표는 ‘창의·융합 봉사활동’ 확대다. 학생들이 스스로 ‘발굴’하는 봉사를 늘려가겠다는 구상이다. 신 총장은 “학생마다 전공, 관심사가 다양하기 때문에 학생의 참여 기회를 넓히면 봉사 프로그램의 부재를 해결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는 자신과 다른 환경에서 지내는 이들을 위한 봉사를 계획하고 현실화하는 과정 자체가 귀한 공부”라고 말했다.

대사협은 전국 246개 대학이 참여하는 사회봉사 협의체다. 특히 중점을 두는 분야는 해외 파견봉사다. 해외봉사는 국가별 인프라와 봉사 수요를 파악해야 하고 학생 안전 관리방안도 세워야 해 대학이 개별적으로 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다.

해외봉사 확대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눈도장’만 찍고 오는 단발성 노력봉사에서 벗어나 현지 주민이 자립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중장기 사업으로 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사협 역시 2014년부터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월드프렌즈 해외봉사단 사업을 벌이고 있다. 160여명의 대학생을 7개국에 5개월간 파견하는 중기 사업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학점’이다. 현재는 30여개교만이 봉사활동 학점인정제도를 운영 중이다. 신 총장은 “봉사를 떠나려면 한 학기 이상 휴학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대학생들이 해외봉사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며 “대사협이 내실 있는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지원하면 대학도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세종대·세종사이버대 총장에 취임한 이후 봉사과목을 필수로 지정하는 등 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봉사는 인성교육뿐 아니라 ‘융합교육’ 측면에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시되는 가치는 융합 능력”이라며 “여러 학생이 팀을 이뤄 타인을 위한 계획을 세우다 보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대사협을 대학 봉사의 ‘컨트롤타워’로 만들기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신 총장은 “지금껏 정례화된 모임이 없는 등 회원교 간 교류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대학들이 우수 봉사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1997년부터 대사협이 축적해온 해외봉사 노하우도 나눌 것”이라고 했다. 회원교의 우수 사례를 발굴한 뒤 이를 책자로 묶어 내기로 했다.

대학 간 봉사뿐 아니라 학문의 벽을 허무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 총장은 서울 32개 대학의 모임인 서울총장포럼 회장이기도 하다. 서울총장포럼은 지난 2월 포럼을 열고 회원교 간 학점 공유 시스템 구축을 골자로 한 ‘공유대학’ 프로그램을 논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유대학 프로그램에 올해 1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내년에도 2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공유대학은 강의 교류에서 나아가 각 대학 도서관 홈페이지의 온라인 저널을 공유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