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장비를 경북 성주골프장에 기습 배치한 데 이어 조만간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조속한 가동 체계를 갖추겠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급속하게 추진하는 것이어서 대선 이후에도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은 또한 북핵 저지를 위해 '수많은 군사옵션'을 갖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머지않아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하와이에 미사일 요격 체계를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26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장비가 곧 가동에 들어간다"며 "(사드가 본격 가동되면)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맞서 한국을 더 잘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 능력에 대해서는 비록 최근 잇따라 시험 발사에 실패하고 있지만,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에디슨이 전구 발명에 성공하기 전에 1000번 실패를 한 것처럼 김정은은 계속 노력할 것이고 조만간 성공할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와이에 미사일 방어 능력을 추가로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며, 이를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하와이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 시 미 50개주 가운데 가장 먼저 사정권에 들어가는 곳이다.

아울러 그는 북한이 아직은 아니지만, 앞으로 김정은 말처럼 미국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이는 미국에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위협에 맞서 싸우는 데 있어 김정은을 굴복시키는 게 아니라, 김정은이 (핵 개발의 무모함에 대해) 제정신을 차리게 하도록 미국은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단호한 대북 결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 관련 질문에 "우리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적 측면에서 모든 종류의 옵션을 갖고 있다"며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많은 선제타격 옵션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청문회 자리에선 그 옵션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 재배치한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타격 위협을 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 있으면 격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미사일이 발사되면 바로 격추된다(if it flies, it will die)"고 말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또한 중국이 사드배치가 "한반도 긴장 정세를 한층 더 자극할 것"이라고 반발한 것에 대해 "터무니없는 처사"라고 일축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는 것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