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12.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도체 슈퍼호황' 어떻길래…3개월 만에 전망치 올린 가트너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14일 내놓은 반도체 시장 전망이다. 지난 1월 내놓은 7.2%의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뒤집었다. 가트너는 90여개국에 1900여명의 애널리스트와 컨설턴트를 거느린 업체다. 이 같은 대형 조사기관조차 단기간에 큰 폭의 오차를 낼 정도로 세계 반도체 수요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날 가트너는 “스마트폰과 그래픽 카드, 전장(電裝)의 생산량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2017년 전망치를 올렸다”며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3860억달러(약 44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반도체 시장은 3397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성장률은 1.5%에 그쳤다.

시장 성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가 이끌 전망이다. PC용 D램 가격은 2016년 중반 이후 수요가 폭증하면서 두 배가량 올랐다. 지난해 평균 가격이 12.50달러에 그쳤던 4기가바이트(GB) 모듈도 25달러 선까지 급등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D램과 낸드플래시 확보에 나서면서 연말까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존 에렌센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인상으로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며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반도체를 구매하는 스마트폰과 PC 제조업체들은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중국 업체들이 얼마나 빨리 반도체 시장에 메모리를 쏟아낼 수 있는지에 달렸다. 에렌센 연구원은 “중국이 빨리 시장에 진입하면 2019년부터는 공급이 수요를 앞질러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