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시신을 찾아 유가족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3일 새벽 3시40분 3년 가까이 깊은 바닷속에 잠겨 있던 세월호가 물 밖으로 끌어올려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진도항(옛 팽목항)에서 애타게 기다리던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은 환호를 지르다 이내 회한의 한숨과 함께 굵은 눈물을 떨궜다. 이들은 “이제 우리 아이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다른 아이들처럼 장례식을 치를 수 있게 됐다”며 서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오전 11시 인양 현장으로 가는 배에 오르기 직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수습자 조은하 양(단원고 2학년 1반)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배가 올라오는 모습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며 “가족을 찾아 하루빨리 (안산에) 올라가고 싶은 것이 우리의 소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체 조사 때 참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은 이날 진도군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수습자 가족이 세월호 선체 근처에서 참관하도록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 인양을 TV를 통해 지켜본 진도 군민도 인양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기원했다. 진도석교초 방과후교사 손선희 씨(52)는 “인양이 무사히 마무리돼 미수습자들도 가족 품으로 꼭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군민들처럼 사고 당일부터 2년여 동안 자원봉사를 했다는 그는 “유가족 곁에서 아픔을 생생하게 지켜봤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각성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진도=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