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광고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 광고시장은 지난해 3조원 수준으로 2015년과 비교해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시장 규모는 3조1000억원 정도로 전년 대비 5%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모바일 광고시장의 성장 곡선이 완만해진 결과다.

광고시장 축소 여파는

[Cover Story] 모바일광고 성장세 주춤…새 성장동력에 투자 늘리는 네이버·카카오
국내 포털 1위 사업자인 네이버는 디지털 광고시장 점유율이 2015년 68%에서 올해 77%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인 다음의 점유율은 16%에서 13%로 내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폰을 통한 네이버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난 결과다.

네이버는 올 상반기 디지털 광고시장에서도 독보적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음은 올 상반기에 불량 네트워크를 정비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PC광고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다음이 광고시장에서 주춤하는 사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네트워크 정비를 마친 다음의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서다. 카카오는 상반기에 채널 광고는 물론 ‘뉴플친’(뉴플러스친구)과 ‘서치라이트’ 등 신규 광고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려는 전략을 세웠고 올 하반기부터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카메라 메신저 앱(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 ‘스노우’의 가입자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7일 앱 분석 기관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매달 스노우 사용자가 562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카카오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사업에서 사업 활로를 찾을 복안이다. 올 상반기 카카오택시 앱에서 카카오페이로 자동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는 형태로 기업 간 거래(B2B) 택시시장에 진출한다. 승객이 카카오택시를 앱으로 호출할 경우 카카오페이를 통해 자동결제하면 택시비를 주고받지 않아도 된다. 택시 사업 수익은 올 상반기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주문부터 예약·상담·구매 등이 가능한 O2O 플랫폼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대형 게임주 ‘유망’

게임시장 전망도 밝지는 않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매출은 최근 2년 연속 줄어들었다. 올해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은 올해 4조2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9%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증가율은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시장 파이는 줄어들고 있지만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게임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넷마블게임즈가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작년 12월 출시된 모바일 다중동시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레볼루션은 출시 1개월 만에 누적 매출 2060억원, 하루 평균 매출 7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사상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다. 국내 최초 모바일 MMORPG가 등장해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레볼루션이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이 형성됐고 저변을 넓혀갈 전망이다. 넷마블게임즈는 레볼루션 흥행을 앞세워 올 상반기 추진하는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 결과도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도 앞으로 출시할 모바일 MMORPG인 ‘리니지 모바일’이 흥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회사는 PC 게임의 인기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흥행작을 꾸준히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중소 게임업체들은 주가와 실적이 부진하다. 주가와 실적은 단기간 내에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 개발 기간이 2년을 넘어서는 등 점차 길어지고 있다. 개발 인력에 요구되는 숙련도는 높아지고 있고 개발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중소 게임업체들은 이를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임산업은 앞으로도 적잖은 개발 인력을 갖춘 넥슨(3500명) 넷마블게임즈(2700명) 엔씨소프트(1800명)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아 < KTB투자증권 연구원 mina.lee@kt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