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로봇' 나온다
LG전자가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가정용 로봇을 내놓는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사진)이 H&A사업본부장 시절부터 개발해 온 이른바 ‘조성진 로봇’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CES의 LG전자 부스에 안내와 청소 기능 등이 있는 로봇이 전시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LG전자가 사물인터넷(IoT) 시스템과 연결해 가정에서 쓸 수 있는 로봇을 전시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로봇은 LG전자가 지난 7월 인천공항공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개발 중인 지능형 로봇을 기초로 한다. 이들 로봇은 인공지능(AI)을 갖춰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네 개 언어를 구사하며 공항 내 시설 안내를 하거나 청소, 수하물 처리 등을 맡는다. 이 로봇은 사람의 움직임을 포착해 피해 가는 자율 주행 기능도 갖췄다.

LG전자는 이런 로봇을 가정 환경에 맞게 변형해 CES에 내놓는다. 청소 등 가사를 대신하는 것은 물론 전등과 오디오, TV 등을 IoT로 연결해 제어하는 역할도 한다. 조작하고 싶은 가전기기가 있을 때 이용자가 머리맡으로 로봇을 불러 사용할 수 있다.

조 부회장은 로봇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의 가전 기능이 통합돼 로봇 형태로 진화할 거라는 ‘로봇론’을 설파한다. 그는 지난 9월 독일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는 파나소닉의 빨래개는 로봇 ‘론드로이드’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통합된 LG전자 제품 위에 비슷한 로봇을 올리면 세탁과 관련된 모든 일을 원스톱으로 끝낼 수 있어서다. 조 부회장은 CES에서 생활 로봇 사업 진출에 대한 구상도 밝힐 계획이다.

산업용을 중심으로 형성돼 온 로봇 시장은 가정용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일본로봇협회는 2020년 세계 로봇 시장이 66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2003년 국내 최초로 로봇 청소기를 출시한 LG전자는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부터 차량용 부품까지 다양한 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국내 전자업체들이 해당 시장에서 앞서 나갈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