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주 대표가 중국 현지 박람회 자사 부스 앞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이공주 대표가 중국 현지 박람회 자사 부스 앞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이공주 CSK베이커리 대표는 2009년 호주 시드니에서 컵케이크 기술을 배웠다. 이 대표는 현지에서 르꼬르동블루(요리 및 제과·제빵 전문학교)를 나온 직원과 함께 귀국, 대구 동성로에 ‘컵케익 스토리&카페’라는 컵케이크 전문점을 열고 프랜차이즈 사업에 들어갔다. 한국인의 입맛을 감안해 당도를 3분의 1가량 낮추고 천연재료를 사용한 컵케이크와 인공색소를 넣지 않은 마카롱을 개발한 뒤 각종 식품 및 창업, 취업박람회 등에 참가했다. 이 대표는 “부스 앞에 늘 긴 줄이 생기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주에게 유리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한계를 절감, 가맹점 사업을 접고 2014년부터 전국 카페와 제과점 등에 제품을 공급했다.

국내 기반을 닦은 뒤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사명을 CSK컵케익스토리에서 CSK베이커리로 바꾸면서 해외 브랜드로 ‘달콤한 사랑에 빠지다-달사빠’(DALSABA)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상표권 3개를 보유하고 있다.

[Global View & Point] "농식품 현지화지원 사업 덕에  중국 수출 '물꼬' 텄죠"
이 대표는 중국 시장 진입을 위해 2015년 11월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중국 변리사를 통해 중국용 브랜드의 상표 등록을 시도했지만 유사 로고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반려당했다. 중국에서 라벨링 인증이란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의 각종 정보를 중국 식품안전법 라벨 표시규정에 맞게 번역하는 과정이다. 단순한 라벨 표기 오류라면 통관 과정에서 재부착하면 되지만 식품원료나 첨가제 등에서 중국이 규제하는 성분이 들어갔다면 폐기 혹은 반송 처리된다. 더구나 중국은 항구별로 통관검역관이 자의적인 판단을 내릴 때가 없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식품 현지화지원사업’을 통해 라벨링 제작과 등록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중국 진출을 시도했다가 시간과 비용만 낭비한 셈이었다.

이 대표는 올해 7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K-Style Fair’에 처음 참가했다. 이 대표는 “현지 반응이 폭발적으로 좋았다”고 말했다. 마진율이 높은 데다 권리금이 없고 보증금도 적은 여건을 감안해 중국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로 했다. 그는 9월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국제식품전에서 aT의 현지화지원사업 자문기관으로 라벨링 등록을 돕는 회사 관계자를 만났다. 현지화지원사업 신청 및 지원 절차 등을 안내받고 9월 라벨링 등록지원 신청을 했다.

CSK베이커리는 aT의 지원 아래 11월 수출입식품의 검역과 인증 등을 맡는 중국검험인증그룹유한회사(CCIC)에 수출자 등록을 마치면서 수출길을 뚫게 됐다. 제품의 중문 라벨링 인증작업을 끝낸 상태로 시험 통관을 위한 중국 수출용 물품을 오는 20일 현지로 보낼 예정이다.

CSK베이커리는 내년 1월 중국 설에 맞춰 창사에 1호점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직영점 운영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aT 칭다오 물류센터에서 지원하는 중국 내 냉장물류시스템을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통관과 재고관리, 내륙 물류업무에서 도움을 받기로 했다. aT 칭다오물류센터는 수입식품의 통관, 재고관리, 물류를 원스톱으로 지원해주는 곳으로 현지화지원사업과 연계해 한국산 농식품의 중국 시장 진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승욱 특집기획부장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