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일본 정부가 오는 15~16일 일본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의 무비자 방문 대상자에 경제인을 추가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쿠릴 4개섬의 인적 왕래 확대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8개 분야 경제협력과 러시아가 실효지배 중인 쿠릴 4개섬 문제를 포함한 평화조약 체결을 협의한다.

일본 정부는 일본인이 러시아 비자로 4개섬에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러시아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가급적 제한하고 있다. 다만 러·일 양국은 일본 국민 가운데 이들 섬 출신자와 가족의 성묘를 위한 방문, 학자 및 언론인의 방문 등에 한해 무비자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무비자 방문 대상자에 사업이나 개발 관련 경제인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다. 4개섬 내 공동 경제활동 실현을 위한 것으로, 관광객을 추가하는 방안도 떠오르고 있다.

이날 교도통신도 4개섬에서 공동 경제활동에 대한 협력 촉진을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은 어업과 관광 분야에서 공동 경제활동을 하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4개섬에서 러시아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일본의 법적 지위를 해치지 않는 것을 공동 경제활동의 전제로 삼아 러시아가 수용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