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으로 한국의 미 해외 알리는데 집중"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국가가 운영하는 무용단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소리와 춤사위를 통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해외에 보여주고 싶습니다.”

안성수 신임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54·사진)은 6일 서울 화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무용을 통한 한국의 미 전파’를 강조했다. 안 감독은 “신작보다는 지금까지 축적한 우리 안무가들의 레퍼토리를 해외에 소개할 계획”이라며 “내년에 유럽·미국 무용단들과 교류사업을 시작해 2018년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용단 예술감독으로 내년 7월 발표할 첫 신작도 이런 의미를 담을 것”이라며 “2000년부터 2014년까지 10개 버전으로 작업해온 ‘봄의 제전’도 국악을 접목한 새 작품으로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안 감독은 지난 1일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 임기는 3년. 미국 뉴욕 줄리아드대 무용과를 졸업한 그는 1992년 무용단체 안성수 픽업그룹을 결성해 운영하고 있다. 1999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이전에도 비공식적으로 다른 무용기관의 예술감독 자리를 몇 번 제안 받았지만 거절했다”며 “이번엔 이 일이 제 사명이란 생각이 들었고, 몇 년 후엔 기력이 달려 하지 못할 것 같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안 감독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잘할 것”과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을 여러 번 되풀이했다. 무용단 행정보다는 작품과 국제교류에 집중하고, 다른 기관과 중복되는 일은 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무용단의 기존 사업인 무용 교육은 더 이상 할 생각이 없다”며 “무용단을 이론보다는 실기 위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작은 1년에 한 편씩 발표할 계획이다. 내년 3월에 지난 6월 프랑스 샤요극장에서 초연한 ‘혼합’을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핀란드 예술단체 WHS와 협업해 지난 10월 국내 초연한 ‘투오넬라의 백조’도 내년에 공연한다.

안 감독은 이런 작업을 위해서는 “훌륭한 무용수를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19일부터 6일간 하는 1차 오디션과 내년 1월 워크숍을 통해 우선 15명 정도를 뽑을 계획이다. 안 감독은 “한국 무용수들은 음감과 리듬감이 뛰어나고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숨은 고수’들이 많다”며 “현대무용과 발레, 한국무용, 힙합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무용 클래스 등을 통해 수시로 적합한 무용수를 찾아 기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