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5년간 5천억 투입…1천억 자영업·창업자에 배분
한성숙 CEO 내정자 "AI·자율주행차 등 첨단기술 대중화"



내년 수장이 바뀌는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가 새 사업 목표로 '기술'·'글로벌'·'소상공인'에 내년 사업의 방점을 찍었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 첨단기술을 일반 대중이 편하게 사용하는 길을 열고 일본·동남아시아에서 대세가 된 메신저 '라인' 등을 앞세워 해외 영토 확장에 더 열중하기로 했다.

쇼핑몰·식당·농장·공예가게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생태계를 키워 '개인이 성공하는 플랫폼'(서비스 공간)을 지향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이와 관련해 앞으로 국내에서 5년 동안 역대 최대 규모인 5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중 1천억원은 소상공인과 디자이너 등 창작자에게 배정된다.

네이버는 22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광고주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내년 사업 계획 설명회인 '네이버 커넥트 2017'에서 이처럼 밝혔다.

네이버 김상헌 대표는 "올해 7월 자회사 라인이 일본·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하고 작년 선보인 채팅 앱(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 '스노우'와 연예 생중계 앱인 'V 라이브'가 각각 8천만·2천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네이버의 올해 3분기 매출인 1조131억원 중 국외 매출은 37%에 달한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유럽 벤처 업계에 1억 유로(약 1천239억원)의 거금을 투자하며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내년 3월 네이버의 수장으로 취임하는 한성숙 서비스 총괄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기술의 일상화·대중화를 강조했다.

한 부사장은 "로봇 기술을 일상에서 선보인 것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가 아닌 로봇 청소기였고 인공신경망 기술은 고급 통번역 앱 덕분에 널리 알려질 수 있었다"며 "대화형 AI 비서 등의 첨단기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모두가 손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 부사장은 올해 4월 출범한 소상공인·창작자 육성 사업인 '프로젝트 꽃'이 신규 창업자 1만 명을 넘기는 등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차세대 기술을 소상공인·창작자들이 다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잘 바꾸어 각 개인이 쉽게 창업하고 지속 성장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첨단기술의 활용 사례로 AI가 적용돼 소상공인 대신 고객과 상담하고 물건을 파는 자동 응답 메신저인 '네이버톡톡'과 국외 고객을 유치할 때 요긴한 고성능 통번역 서비스인 '파파고' 등을 예로 들었다.

네이버는 쇼핑·먹거리 배송·디자인 용품 거래·음원·웹툰(만화)·동영상·지도 등 서비스를 더 성장시키려면 양질의 소상공인·창작자 생태계가 꼭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사장은 내년부터 5년 동안 국내 콘텐츠·기술 분야에 5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과거 5년간(2012∼2016년) 투자액인 2천억원의 2.5배 규모다.

특히 소상공인 창업·성장 부문과 창작가 양성 및 국외 진출 지원에 각각 5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나머지 4천억원의 구체적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차후 얘기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인혁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이 기계학습·자연어처리·실시간 빅데이터(대용량 자료) 등을 써서 업소용 모바일 홈페이지 '모두'나 네이버 쇼핑 등의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설명했다.

네이버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광고의 발전안 소개를 맡은 이일구 비즈검색상품 리더는 "빅데이터·자동매칭(자동 짝맞춤)·자연어 처리 등의 기술을 통해 검색광고가 광고주가 원하는 고객을 정확하게 찾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철 비즈콘텐츠 리더는 한 내정자가 표방한 소상공인 중심주의 원칙을 광고 상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영세 광고주가 검색광고의 성과를 제대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통합 정보 서비스(플랫폼)를 제공하고, '국제이사' 등 독특한 주제의 정보와 연계한 광고 상품을 내놔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