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가 중국 수출 증가를 가져온다는 경제적 상식이 최근 들어 맞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 보도했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12월 달러당 6.39위안에서 지난달 31일 기준 달러당 6.77위안까지 올랐다.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올 초에 비해 약 6% 하락했다는 뜻이다. 반면 올해 9월 중국의 수출량은 연초와 비교할 때 10% 감소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는데도 수출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줄었다.

기업들도 이 같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 영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중국 온수욕조 제조업체인 선전킹스턴위생용품의 올해 매출은 2014년에 비해 40% 감소했다. 중국티슈 수출업체 장먼럭티슈는 가격을 인상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기업은 “누구나 중국 위안화가 평가절하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구매자들은 제품을 더 싸게 달라고 말한다”고 하소연했다.

블룸버그는 위안화 약세 지속으로 임금이 오르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계제조업체인 대놀은 2011년부터 5년간 임금을 50% 인상했다. 이 기간동안 위안화 가치는 약 7.5% 떨어졌다. 욕실 액세서리 브랜드 신천기프트도 “위안화 약세로 수출이 증가하는 효과는 임금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에 비해 미미하다”고 밝혔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선임연구원은 “평가절하로 상대적 가격을 낮출 수는 있지만 수입품목이 있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중국은 더 이상 위안화 약세로 이득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