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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대한민국 검찰] "진경준·김형준 개인 일탈?…그걸 가능하게 만든 '권력 집중' 구조 깨야"

입력 2016-10-02 19:26:23 | 수정 2016-10-02 22:21:59 | 지면정보 2016-10-03 A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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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끝 - '검찰 개혁 어떻게' 전문가 좌담회

국민이 두려워하는 건 검찰의 수사·기소 독점
권력 몰리면 결국 부패

검찰 수사단계 공개해야 '몰래변론' 사라질 것
시민이 검사장 뽑는 직선제 도입해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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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장이 공짜 주식을 뇌물로 받고, 현직 부장검사가 동창 기업인에게서 뇌물을 받아 구속되는 등 법조 비리 사슬이 왜 끊어지지 않는 걸까.

한국경제신문은 검찰 개혁을 주제로 서울 중림동 한경 17층 회의실에서 최근 좌담회를 열었다. 제2의 홍만표, 진경준 사건을 막기 위한 대책을 찾아보는 자리였다.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장을 지낸 구본진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이국운 한동대 법학과 교수, 이민 대한변호사협회 기획이사가 참석했다.

무소불위 권력이 검찰 비리의 주된 원인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 교수는 “검찰보다 더 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집단이 국내에는 없다”며 “권력이 있는 곳에 부패가 찾아오는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홍만표, 김형준, 진경준 사건을 전·현직 검찰 간부의 개인적 일탈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걸 가능하게 한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검찰이 수사권과 공소제기권, 공소유지권 모두를 가진 나라는 없다”며 “특히 검찰이 행사하는 권력의 태반은 수사권에 있기 때문에 수사 권력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검찰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검찰만이 수사를 개시할 수도, 종결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7층 회의실에서 최근 열린 ‘검찰 개혁’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민 대한변호사협회 기획이사, 구본진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이국운 한동대 법학과 교수.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7층 회의실에서 최근 열린 ‘검찰 개혁’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민 대한변호사협회 기획이사, 구본진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이국운 한동대 법학과 교수.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이 기획이사는 “심문 조서 제도 자체를 없애 검찰의 직접 수사를 90% 이상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에서 자백한 것이 아무리 신빙성이 있어도 법원에 가서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한마디만 하면 증거능력이 상실된다”며 “우리나라 검사들이 아침에 출근해 하루종일 하는 일이 경찰 조사 내용이 무죄가 되지 않도록 자백을 받아내 심문 조서를 작성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구 변호사는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수사권을 신분 보장이 되지 않고 법률 지식이 부족한 경찰이 독자적으로 행사하도록 하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변호사를 해보니 재산 분쟁이 많더라”며 “하지만 입증 자료가 없기 때문에 결국 검찰이 수사를 통해 재산 분쟁을 해결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검찰 수사권을 강화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검찰권은 세냐 약하냐보다 적절하게 행사되고 견제가 되느냐, 외압이 들어올 여지가 있느냐가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법원과 달리 수사 단계를 공개하지 않는다.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변론하는 이른바 ‘몰래 변론’, ‘전화 변론’이 횡행하는 이유다. 법률시장에서 정보의 불균형이 법조 비리를 양산한다는 데 세 사람의 의견이 일치했다. 구 변호사와 이 교수는 “변호사단체에서 변호사 광고를 제한하고 있다”며 “다양한 정보가 제대로 돌아다닐 수 있게만 해도 상당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획이사는 한발 더 나아가 “프랑스와 독일만 봐도 고위 판검사가 퇴직 후 변호사로 떼돈을 번다는 생각을 아예 안 한다”며 “장기적으론 판사와 검사의 변호사 개업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호사단체가 변호사 중개를 양성화해 서비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검찰 개혁 해법에는 다양한 안이 나왔다. 이 기획이사는 “프랑스는 법원합의부처럼 검사 세 명이 합의해서 결정한다”며 “정치 권력, 상사의 지시로부터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검사장 직선제’를 제안했다. 그는 “일선 지방 검찰청의 검사장을 시민들이 직선으로 선출해 임기를 두고 임명하는 검사장 직선제를 시행해야 한다”며 “현행 검찰 조직은 거악을 척결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작은 지역 사건은 시민이 선출한 지방 검사장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해도 검찰 권한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거론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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