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를 7년7개월 동안 이끌어온 크리스 엄슨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퇴사했다.

엄슨은 지난 5일 온라인 블로그 서비스 ‘미디엄’에 올린 글에서 퇴사 사실을 밝혔다. 그는 “오늘이 내가 이 프로젝트의 CTO로 보내는 마지막 날”이라며 “새로운 도전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썼다. 퇴사 후 어떤 일을 할지는 상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카네기멜론대 대학원생과 연구조교수 시절 매우 실험적인 기술이던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다 2009년 구글에 입사했다.

엄슨의 퇴사 동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구글이 지난해 영입해 자율주행차부문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한 자동차업계 베테랑 존 크래프칙 전 현대아메리카 사장과의 의견 충돌이 원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구글은 자율주행차 부문을 분사해 지주회사 알파벳 산하 기업으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엄슨을 비롯해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진이 회사를 떠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공동창립자인 앤서니 레반도프스키는 올초 동료 엔지니어들과 함께 구글을 퇴사해 자율주행 트럭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오토’를 차렸다.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수석연구원인 주 지아준, 데이브 퍼거슨 등도 구글을 떠나 새로운 회사를 세웠다. 카네기멜론대 교수 출신이며 역시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공동창립자인 제바스티안 트룬 스탠퍼드대 연구정교수도 2014년 구글 펠로직을 그만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