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서울역 맞은편 STX남산타워를 사들인다.

LG그룹의 지주사인 (주)LG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STX남산타워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LG 관계자는 “인수하면 계열사 사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빌딩 소유주인 코람코자산신탁과 2개월간 협상해온 LG는 다음달 본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인수가격은 3000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가에 있는 STX남산타워는 2007년 2월 준공됐다. 연면적 6만7292㎡에 지하 6층~지상 23층 규모다.

LG의 STX남산타워 매입이 끝나면 인근 서울스퀘어에 입주해 있는 LG이노텍 등 계열사들이 옮겨올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 입주 후 잔여 수요는 다른 기업에 임대할 전망이다. STX남산타워는 서울역에서 가깝고 국철 및 지하철 4호선 역사도 인접해 임대 수요가 많다.

STX남산타워는 STX그룹이 서울 광화문과 도곡동 등지에 분산돼 있던 계열사들을 한곳에 모으기 위해 세웠다. 지금은 (주)STX, STX중공업, STX조선해양, STX리조트 등 STX 계열사 네 곳이 입주해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빌딩 매각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지난해 9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같은 해 11월 말까지 3400억원대인 매입자금을 조달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초까지 한국자산신탁과 외국계 자산운용회사 인베스코를 상대로도 협상을 벌였지만 두 곳 모두 최종 입찰에 이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3000억원대 중반이던 STX남산타워 매각가는 3000억원 안팎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경목/김대훈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