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31년 '방문학습지 맏형' 교원…'에듀테크' 시장 강자로 뜬다
교원은 국내 교육업계에서 유일하게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교육 전문 그룹이다. 1985년 창업주 장평순 회장이 직원 3명과 함께 시작해 30여년 만에 이룬 성과다. 올해 창립 31주년을 맞아 교원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교육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에듀테크(edutech)’ 시장 개척에 나섰다.

위기에 더 강하다

‘빨간펜’이란 학습지 브랜드로 잘 알려진 교원의 누적 회원수는 약 1000만명에 달한다.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한 명꼴로 교원 상품을 구매했거나 사용 중이라는 얘기다. 덕분에 대교, 웅진씽크빅, 재능교육 등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제치고 교육업계 맏형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교원은 특히 불황에 강한 기업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매출 규모가 3000억원대에 불과했으나 2000년에 외형을 두 배(6000억원대)로 키웠다. 일하는 여성이 쏟아지면서 교원의 학습지 선생님 ‘풀(pool)’이 넓어진 덕분이다. 이후 꾸준히 매출을 늘려 2009년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외환위기 시절의 경험 덕분인지 불황에도 교원 임직원들은 오히려 위기가 기회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업 정서는 장평순 창업주의 창업 정신과도 관련이 깊다. 교원그룹의 모태는 1985년 11월 장 회장이 직원 3명과 함께 작은 사무실에서 직접 학습지를 인쇄하며 발간한 ‘중앙완전학습(현 빨간펜)’이다. 장 회장은 당시만 해도 초창기이던 학습지 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1987년 일본으로부터 ‘구몬학습’을 도입한 것도 남들이 하지 않던 시도였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학습지라고 하면 주로 학교 과정을 보조해주는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며 “교원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학생별 수준에 맞도록 자체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신개념 학습지를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이 힘이다”

교원의 또 다른 장점은 인적 자산이다. 방문판매 사업자인 학습지 교사 개개인을 ‘선생님’으로 대우, 교원에 대한 충성도를 이끌어내는 게 핵심 경쟁력이다. 재능교육이 수년간 학습지 교사들의 파업으로 주춤한 것과 대조적이다. 장 회장은 평소에도 소비자와의 접점에 있는 구몬, 빨간펜 선생님과 생활가전의 판매 및 관리를 담당하는 웰스매니저 등 전사적으로 3만여명에 달하는 이들을 ‘가족’이라고 부른다.

장 회장의 이런 경영철학은 일선 교육현장의 성과로 이어진다. 교원은 교육전문가가 직접 아이를 대면해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구몬학습은 구몬선생님이 주 1회 방문해 아이의 학습 내용을 점검하고 앞으로 배울 내용을 지도하는 것은 물론 학부모와 아이에게 학습 상담을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교원 방식’이 벤치마킹 모델이 되면서 교육업계의 공통된 영업전략으로 굳어지기도 했다.

스마트 교육의 선두주자

올해로 창립 31주년을 맞는 교원그룹은 올해 경영 목표를 ‘변화와 혁신을 통한 미래 성장기반 구축’으로 정했다. 교육상품에 스마트기기를 결합한 상품이 대표적인 새 먹거리다. 빨간펜 학습지와 스마트기기를 결합한 ‘스마트 빨간펜’과 스마트 활동을 강화한 방문 독서 프로그램 ‘구몬 스마트 이야기독서’, 다양한 스마트 활동을 접목한 ‘교원 올스토리 전집’ 등이 대표 상품이다.

기존 스마트 교육상품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유아 및 초등학생 전용 디지털 영어학습 프로그램인 ‘도요새잉글리시’에 새롭게 교원그룹의 대표 스마트기기인 스마트 펜을 접목한 상품을 선보였다. 김춘구 교원그룹 전략기획본부장(사장)은 “창의적인 생각과 바른 인성까지 고루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최고의 교육상품을 통해 교육업계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