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체 결산시즌…환율변수 반영된 올해 실적 전망 주목

일본 자동차업체가 27일부터 시작된 결산시즌을 맞아 엔고에 따른 역풍 가능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2015회계연도 결산과 함께 2016회계연도 실적 예상치도 발표하는데, 환율 변수를 반영해 제시할 이익 전망치를 놓고 고심 중이라는 얘기다.

이런 고민은 최근에 엔저로 일단 방향을 틀긴 했지만 엔고가 연초부터 가팔랐고, 앞으로도 작년보다 엔화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엔화가치가 달러에 대해 10엔 강해지면 연간 이익이 1조엔(약 10조 366억원) 줄어들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실제로 스즈키 마사히로 다이와증권 시니어애널리스트는 도쿄증시 1부의 경상이익 예상치를 매주 조사하고 있는데 "여전히 엔고 기운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연초부터 진행된 엔고 현상으로 자동차업체의 2016년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이익예상은 지금까지는 하향조정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설로 엔고가 주춤하자 지난 22일에는 이익예상치가 올해 처음으로 1천186억엔으로 상향 수정되기도 했지만 엔고 우려는 여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애초보다 늦추는 분위기도 엔고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과거에 엔저를 이끈 일본의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의 외국채·외국주 투자도 보유비율 상한인 40%에 다가선 점도 외화 수요를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율은 보수적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자동차업계 수뇌부들의 공통 인식이다.

이에 따라 엔고에 대비하는 기업이 많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자동차회사들은 직전 회계연도에는 달러당 120엔 정도로 실적을 추계했지만 2016회계연도에는 110엔을 전제로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지어 105엔 선에 대비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자동차회사에 미치는 환율의 영향은 매우 크다.

실제 도요타자동차는 엔고가 1엔만 진행되어도 영업이익이 연간 400억엔 줄어들게 된다.

구누기모토 마사타카 노무라증권 분석가는 자동차업계 전체의 환율 영향을 1엔당 1천억엔 정도로 상정했다.

이런 분석에 따라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환율 전제를 직전 회계연도의 달러당 120엔에서 이번에 110엔으로 바꿔잡는다면 자동차업계 전체에서 1조엔(약 10조366억원)의 이익 감소 요인이 되는 셈이다.

105엔으로 하면 이익감소 규모는 약 1조5천억엔(약 15조5천490억원)으로 불어난다.

엔고에 대비해 비용을 줄이려 해도 쉽지 않고, 판매를 늘리기도 녹록지 않은 환경이다.

자동운전(자율주행)이나 연비개선 등에 필요한 연구개발 투자를 줄일 수 없는데다 세계 경제 둔화로 자동차의 판매 대수를 대폭 늘리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부담 요인들 때문에 원가절감을 통해 한해 평균 6천억∼7천억엔 정도의 지출을 줄인다고 해도 엔고에 따른 손실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셈이다.

이에 따라 마쓰다부터 시작되는 일본의 자동차 대기업 결산발표에서는 시장예상을 밑도는 올해 실적 전망이 나올 가능성을 크다.

그간 자동차업계가 일본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점에 비춰보면 아베노믹스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자동차업계의 비중이 큰 주식시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닛케이지수가 올해 들어 9% 떨어졌는데 자동차주는 엔고에 직격탄을 맞아 20% 하락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