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품질, 독일·일본에 안 밀려…시승행사 등 소통 늘려야"
현대·기아자동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마지노선’으로 꼽히는 70%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수입차 공세와 신차 판매 부진 등이 겹치면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안티 현대’로 대표되는 부정적 여론은 내수시장 회복에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누적 방문객 수 1000만명에 이르는 자동차 전문 블로그 ‘왼손잡이의 즐거운 라이프’ 운영자 최창헌 씨(40·오른쪽)와 국내 최대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인 보배드림에서 활동하는 김영한 씨(30) 등에게 현대·기아차의 현황 진단과 제안을 들어봤다.

최씨는 포르쉐 박스터, 미니 쿠퍼 등 8대를 굴리는 ‘자동차 마니아’다. 그는 “2013년 나온 신형 제네시스 이후 현대·기아차의 품질은 독일이나 일본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며 “하지만 믿지 않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문제가 있으면 있다, 없으면 없다고 솔직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아무 대응을 하지 않으면 자칫 ‘현대차는 거만하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며 “싼타페 누수 사건이나 아이돌 가수 사망으로 이어진 스타렉스 바퀴 이탈 사고 등 떠들썩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놨으면 안티가 상당히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현대차가 자동차 동호회나 블로거를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많이 하는데 특히 안티팬을 적극적으로 초대한다는 점에서 많이 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대차가 이제는 좀 더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고 제안했다. 그는 “폭스바겐이나 도요타는 컨버터블(오픈카)과 고성능 스포츠카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만족시키려고 노력한다”며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다양한 모델을 내놓는 게 선도기업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대·기아차가 가격 정책을 지금보다 탄력있게 시행하면 판매량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김씨는 “휴대폰 보조금을 정부가 통제하면서 제조사는 이익이 줄고 유통사 마진만 올라간 것처럼 자동차도 판매망끼리 경쟁시켜야 판매량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