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골프로 10타 줄이자] 작심하고 친 아이언 샷…헉! 생크다
오늘 따라 스코어 카드가 ‘파’로 가득하다. 오리(더블 보기)도 갈매기(트리플 보기)도 구경하기 힘들다. 잘하면 ‘라베(라이프 베스트·골프 입문 후 가장 잘 친 스코어)’를 작성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슬금슬금 든다. 마지막 18번홀만 잘 마무리하면 그렇다.

[힐링골프로 10타 줄이자] 작심하고 친 아이언 샷…헉! 생크다
마침 드라이버샷이 기가 막히게 맞았다. 작심하고 친 아이언샷 순간. ‘틱’ 하는 낯선 소리와 함께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다. 공이 말도 안 되게 오른쪽으로 휘더니 캐디의 뺨을 스치며 OB구역으로 들어가고 만 것이다. 가슴이 철렁, 머릿속이 하얗다. 아마추어 골퍼의 저승사자 생크(shank)다.

느닷없이 찾아오는 생크는 골퍼를 패닉으로 몰아넣는다. 한 번 나기 시작하면 무수히 반복된다. 생크를 모르는 골퍼가 생크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 뒤 갑작스레 ‘감염’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공포다. 한 투어 프로는 “입스(yips)보다 더 두려웠다”고 말했다. 타수를 줄이려면 반드시 고쳐야 할 골프병 중 하나다.

클럽이 앞으로 쏠려 발생하는 미스샷

[힐링골프로 10타 줄이자] 작심하고 친 아이언 샷…헉! 생크다
생크는 골프공이 헤드 페이스에 맞지 않고 호젤(샤프트와 헤드의 접합 부분)에 맞아 발생한다. 골프채가 다운스윙 때 앞으로 밀려나간 탓이다. 클럽이 앞으로 밀리는 원인은 다양하다. 큰 이유는 세 가지다. △체중이 앞발가락 끝쪽에 지나치게 쏠린 상태로 스윙하거나 △오른쪽 무릎이 다운스윙 때 앞으로 튀어나가고 △클럽을 지나치게 바닥으로 끌고 내려올 때다.

클럽을 잡은 양손이 지면 쪽으로 많이 내려가면 엄지손가락 근처 부분 손목이 꺾이고, 머리와 상체도 함께 내려가면서 클럽이 앞쪽으로 밀려나가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스윙이나 어드레스에 별문제가 없어도 발생한다. 송경서 프로는 “다운 라이, 즉 공이 발보다 낮은 곳에 있는 상태에서 샷을 할 때 원심력에 의해 클럽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생크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른무릎을 왼무릎에 붙이듯 스윙을

라운드 도중 발생했다면 응급처치가 우선이다. 일단 양쪽 겨드랑이를 몸통에 밀착한다. 그런 다음 다운스윙 때 오른발 뒤꿈치를 떼지 않도록 노력한다. 아울러 오른쪽 무릎이 앞으로 튀어나가지 않게 왼쪽 무릎에 붙이는 느낌으로 다운스윙을 몇 차례 연습한다. 이때 오른발을 평소보다 뒤로 살짝 빼고 하면 더욱 좋다. 다운스윙 때 상체가 골프공 쪽으로 확 쏠리는 확률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미지를 그린 뒤 최종 연습은 페어웨이에 떨어져 있는 낙엽으로 해본다. 단, 낙엽을 쳐내는 게 아니라 낙엽 바로 앞쪽을 다운블로로 쳐 디벗을 내보는 연습이다. 헤드가 밀려나가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헤드 무게가 손에 전달되고, 클럽이 앞쪽으로 밀려나가지 않는 느낌이 잡히면 일단 응급처치가 끝난다. 그래도 안 될 경우 헤드를 완전히 닫아서 헤드의 토만으로 볼을 치는 응급처치도 잘 먹힌다는 게 생크 지옥을 탈출한 여러 아마추어 고수들의 얘기다.

[힐링골프로 10타 줄이자] 작심하고 친 아이언 샷…헉! 생크다
라운드가 끝난 뒤에는 연습장에서 본질적 치료를 해야 한다. 연습장에서 골프공을 앞뒤로 놓고 앞의 공만 쳐내는 연습이 효과적이다. 골프공 대신 드라이버 커버나 종이컵 등을 골프공 뒤에 놓고 앞의 공만 쳐내는 스윙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장기적으로는 백스윙과 다운스윙 폴로스루, 피니시까지의 무게중심 배분 원리를 달리하는 체중 이동 연습을 해 재발 방지를 하는 게 필수다. 길고 가는 막대를 밟고 올라서서 스윙 동작을 해보면 문제를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장재식 프로는 “체중이 백스윙 때에는 오른발 뒤꿈치로 쏠렸다가, 다운스윙이 끝나갈수록 왼발 뒤꿈치로 옮겨가는 게 정상적인 스윙”이라며 “생크가 자주 나는 골퍼들은 다운스윙이 끝났는데도 양발 앞꿈치 쪽에 체중이 남아 있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다운스윙과 폴로스루 때 머리를 고정한 채 양손이 허벅지 앞쪽을 스치듯 바짝 끌고 내려오는 스윙 연습도 도움이 된다는 게 대다수 프로의 조언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