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회의 앞서 회동…민감한 현안 논의 없어

한중일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3일 역내 경제의 지속적인 안정과 성장을 위해 정책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동아시아국가연합(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 차 아제르바이잔 바쿠를 방문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아세안+3 회의에 앞서 중국 및 일본 측 파트너들을 함께 만났다.

한중일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총재 회의가 열렸던 지난해 9월 호주 케언즈 회의 이후 8개월 만이다.

이날 회의 참석자는 최 부총리, 이 총재,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 펑룬시앙 중국 인민은행 부국장이다.

이들은 회의를 마친 뒤 내놓은 공동메시지 발표문에서 "세계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차별화된 경로를 밟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며 "이런 맥락에서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한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거시경제정책을 계속 시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 "지속적이고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잠재 성장률을 증대시키는 구조개혁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불확실한 세계경제 상황에서 통화정책은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하게 결정되고 명확하게 소통될 필요가 있음을 인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흐름의 변동성 증가로 발생할 수 있는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응함에 있어 보완정책 수단으로 적절한 거시건전성 정책이 시행될 수 있다는 데 견해를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지난달 1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선언문 내용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이들은 아시아 역내의 금융협력 강화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들은 공동메시지에서 "우리는 역내 금융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며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의 설립 협정문 서명이 작년 10월 완료된 것을 환영하고 협정문의 발효를 위해 필요한 국내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AMRO는 아시아 지역의 거시경제 움직임을 감시·분석하는 목적의 국제기구다.

서정민 한은 국제금융협력팀장은 "이번 한중일 장관·총재 회의는 오늘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회의에 앞서 열린 사전 모임 성격"이라며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경제현황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관련한 논의나 자국의 요청사항을 전달하는 목소리는 따로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한중일 회의는 어떤 합의를 도출한다기보다는 일단 만남을 지속한다는 데 의미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다음 회의는 내년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예정된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 및 아세안+3 장관·총재 회의와 맞물려 열린다.

(<바쿠>아제르바이잔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