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무위(無爲)로 돌아가 내 삶의 주인 되는 법
‘당신은 보편적 이념의 수행자입니까, 자기 꿈의 실현자입니까. 당신은 바람직함을 지키며 삽니까, 바라는 걸 이루며 삽니까. 당신은 ‘원 오브 뎀’(one of them)입니까, 유일한 자기입니까.’

노자 사상 연구 석학인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사진)가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에서 화두처럼 던지는 세 가지 질문이다. 질문은 다르지만 묻고자 하는 뜻은 비슷하다. 질문 자체에 저자가 원하는 답이 이미 제시돼 있다. 그는 노자 사상을 근거로 “당신은 바라는 걸 이루며 살아가는 자기 꿈의 실현자이자 ‘유일한 자기’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마을] 무위(無爲)로 돌아가 내 삶의 주인 되는 법
노자 사상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무위(無爲)’다. 흔히 ‘무위’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유유자적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무위는 이런 소극적이거나 현실도피적인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저자는 ‘무위’를 이떤 이념이나 기준을 근거로 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풀이한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한다는 뜻이 아니다. 무위는 남이 만들어 놓은 이념이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세계의 변화에 따라 자발적이고 유연하게 접촉하는 것이다. 세계를 특정 기준에 따라 봐야 하는 대로 보는 게 아니라 보이는 대로 보고 반응하는 무위적 태도를 지녀야 변화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다.

저자는 현대인이 외부로부터 강한 신념, 이념, 가치관, 지적 체계의 영향을 받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잃어간다고 지적한다. ‘생각하는 힘’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신념이나 가치, 이념에서 자유로운 ‘경계에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신념과 기준에서 벗어난 ‘나(자기)’로 돌아가야 생각하는 힘, 즉 인문적 통찰력이 생긴다는 의미다. 무위는 생각하는 힘을 복원하는 길이자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노자와 ‘도덕경’을 화두로 삼아 인류의 생각과 철학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살피고, 개인의 삶을 바꾸고, 사회와 국가를 변혁하는 데 노자 사상이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설명한다. 김훈기 교보문고 구매팀 차장은 “이 책은 배움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대학생에게 진정한 앎이란 무엇이고, 하루라도 나답게 살며,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