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모바일게임 합류…'게임왕국' 명예회복 벼른다
실적 부진으로 몰락해 가던 ‘게임왕국’ 닌텐도가 모바일 게임시장 진출을 통해 활로 찾기에 나섰다. 그동안 닌텐도는 ‘위(Wii) U’와 ‘3DS’ 등 콘솔게임기를 통한 게임 출시만 고집해왔지만 거세지는 스마트폰용 게임의 공세 속에 생존을 위한 대변신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닌텐도는 일본 모바일게임업체 DeNA와 자본 및 업무 제휴를 맺고 스마트폰용 게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연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등의 브랜드를 활용한 스마트폰용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닌텐도는 1889년 교토에서 화투를 만드는 회사로 출발해 완구 제조를 거쳐 1980년대 들어 세계 게임시장의 강자로 도약했다. 1983년 가정용 게임기 ‘패밀리 컴퓨터’를 내놓으면서 콘솔게임기 보급을 주도했다. 닌텐도의 게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엔 금융위기 당시였지만 매출 1조8386억엔, 영업이익 5552억엔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전무)이 2009년 4월 닌텐도 본사를 방문, 닌텐도의 창조경영을 배워갔을 정도로 닌텐도는 한국 기업이 가장 벤치마킹하고 싶은 일본 기업 1위에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닌텐도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닌텐도가 선도해온 ‘게임 인구의 확대’를 스마트폰이 대신했다. 일본 스마트폰 광고회사 사이버Z에 따르면 2013년 일본의 스마트폰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8배 성장한 5468억엔으로, 콘솔 게임시장(4000억엔)을 추월했다. 닌텐도는 2010년 야심차게 내놓은 위 U와 3DS의 판매 부진으로 2011회계연도 이후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2014회계연도엔 생산 원가 하락으로 200억엔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