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에 인접한 삼성전자 서초본관 전경 <한경DB>
강남역에 인접한 삼성전자 서초본관 전경 <한경DB>
[ 김민성 기자 ] '갤럭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개발하는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내 무선사업부가 올해도 성과인센티브인 OPI(overall performance incentive)를 연봉의 50%, 최대 폭으로 받는다. 부품(DS) 부문 내 반도체 영역인 메모리 사업부문도 마찬가지다.

28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각 계열사는 이 같이 확정된 OPI를 29∼30일 지급한다. 통상 연봉이 5000만원인 무선사업부와 반도체 부문 임직원이라면 2500만원을 OPI로 한번에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소득세를 제외하면 2000만원 초반을 실수령할 수 있다.

무선사업부 50% 지급 결정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IM 실적이 악화한 건 사실이지만 재작년이 워낙 좋았던 탓에 수익성 감소가 더 두드러졌다"며 "무선사업은 여전히 전사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무선사업부에 대한 삼성전자와 그룹 차원의 신뢰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악화 책임을 물어 OPI를 대폭 삭감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보란듯이 비켜갔다.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부문 호실적으로 실적 추락을 방어한 반도체 부문 OPI 50%는 기정사실화했지만 무선사업부는 실적 악화 일로였던 탓이다.

'갤럭시' 삼성맨, 또 연봉 50% 최대 성과급…"살아있네"
무선사업부는 2013년 분기 10조원 영업익 달성으로 연간 최대 실적은 내 최대 성과급을 받았지만 지난해 1년 새 분기 영업익이 반토막나면서 실적 악화 '주범'으로 내몰렸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최종 전사 영업익은 4조600억 원(매출 24조5800억 원)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전분기보다 44% 급감한 것으로 전사 지표에서 IM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3%로 추락, 50% 벽이 처음 무너지기도 했다. 무선사업부가 1조 원대 후반 영업익을 낸 건 갤럭시S2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기 시작한 2011년 2분기가 마지막이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잠정 영업이익은 5조2000억원으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여전히 1년 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37% 줄었지만, 최악이었던 3분기 보다는 28% 늘었다. 원동력은 반도체 사업 호조 속에 전통적 연말 성수기를 맞은 IM 부문의 수익성 회복이었다.

사업부별 정확한 OPI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무선사업부와 반도체사업부는 지난해 최대 실적 공로를 인정받은 셈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인센티브는 개인과 조직에 동기 부여를 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누구는 얼마, 누구는 왜 적게 받느냐를 밝히기 시작하면 조직 분위기를 오히려 저해한다"며 계열별 OPI 공개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악화했지만 흑자 기조는 견조하게 이어간 삼성전자와 달리 실적 침체를 겪은 일부 계열사는 OPI가 지급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계열사는 연봉의 5∼30% 선에서 개인고과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삼성그룹 성과급은 목표를 달성한 직원에게 최대 월 기본급의 100%까지 지급하는 생산성 달성 목표인센티브(TAI)와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OPI 등 두 가지로 나뉜다.

특히 OPI는 당기순이익 등 회계 기반 초과이익이 아닌 EVA(경제적 부가가치)를 기반으로 한다. EVA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번 영업이익에서 법인세·금융·자본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을 뜻한다. 회계 상 발표된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한 잔액이다.

TAI는 지난해 12월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급됐다. 기본급의 100%가 최대치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