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국채 매입' 연일 시사 v. 메르켈 '체질 개선' 방점

유럽 지역 경제 수장의 경기부양 의지 강조와 유럽연합(EU) 중심국 최고지도자의 경제개혁 촉구메시지가 맞부닥치며 다시 파열음을 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1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기 회복을 위한 ECB 차원의 자산 매입 확대 등 부양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에서 열린 유럽금융회의에서 "ECB가 목표로 잡은 인플레율 달성을 지체 없이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런 뜻을 밝혔다.

ECB는 유로존 인플레율 목표치를 최고 2.0%로까지 계획하고 있지만, 이 지역의 지난달 현재 인플레율은 0.4%에 그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ECB 정책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거나, 인플레율 달성 전망이 한층 더 악화될 위험이 있다면 자산 매입의 규모와 속도, 종류를 그에 맞춰 바꾸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의 이 언급은 ECB가 경우에 따라 국채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다시 한번 보내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최근 유럽의회 연설에서도 경기 부양을 위한 ECB의 국채 매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한 독일 재단으로부터 상을 받는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유로존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서는 이 지역 국가들의 더 많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 경제위기는 아직 완전히 극복되지 않았다"면서 다음 달 EU 정상회의가 유로존에 더 많은 투자를 유인하고 지역국가들의 관료주의를 억제하는 데 주안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