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고했어, 우리 딸” >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오후 서울 안국동 풍문여고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온 한 수험생을 어머니가 껴안고 있다. 연합뉴스
< “수고했어, 우리 딸” >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오후 서울 안국동 풍문여고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온 한 수험생을 어머니가 껴안고 있다. 연합뉴스
입시업체들은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B형의 1등급 커트라인을 평균 99점, 영어는 98점으로 예상했다. 특히 수학 B형의 변별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돼 자연계 수험생들의 정시 전형 과정에서 상당한 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수학 B형 변별력 없어…자연계 비상

수능 수학B 99점·영어 98점 맞아야 1등급…상위권 '대혼선'
13일 유웨이중앙교육, 대성학원 등 입시업체 8개사는 수학 A형의 1등급 커트라인을 평균 96점, 수학 B형은 99점으로 예상했다. 작년 수능의 수학 A, B형 1등급 커트라인이 모두 92점이었던 만큼 올해는 수학 시험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작년보다 특히 쉬웠던 것으로 예상된 수학 B형은 대성학원, 이투스청솔, 유웨이중앙교육, 종로학원, 진학사, 하늘교육 등 6개사가 모두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변별력이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변별력이 떨어진 수학 B형은 자연계 수험생이 대부분 응시한 데다 대학 정시 전형에 반영되는 비율도 높아 자연계 수험생들이 정시 지원 전략을 짜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학 B형은 만점을 맞아야 1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자연계의 경우 국어 A형의 반영 비율이 낮아 과학탐구 성적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자연계는 수학과 영어가 모두 쉽게 출제돼 정시 전략을 세우는 데 애를 먹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국어 어렵고, 영어 쉬웠다

입시업체들은 국어 A형의 1등급 커트라인을 원점수 기준으로 평균 97점, 국어 B형은 91점으로 추정했다. 작년 수능 때 국어 A, B형 모두 96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국어 시험은 A형이 다소 쉽고 B형은 꽤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국어 난이도에 대해 고교 교사들은 입시업체 전문가들과 다른 평가를 내놓았다. 김용진 동국대부속고 교사는 “국어는 A, B형 모두 전년도 수능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라며 “단 최상위권 학생을 구별하기 위한 문제가 몇 개 출제된 만큼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도는 다소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입시업체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어 B형의 난도가 상당히 높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비(非)문학 지문 중 칸트 철학과 관련된 지문이 어려웠고, 현대소설과 현대시 등 문학 지문이 길어 다소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도 “국어 B형은 만점자가 (응시자의) 0.1%로 추정돼 201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어는 일각에서 “역대 최고로 쉬웠다”는 말이 나올 만큼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입시업체들은 영어 1등급 커트라인을 평균 98점으로 전망했다. 당초 응시자의 약 4%가 만점을 받아 1등급 커트라인이 100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가채점 결과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성학원만 영어 1등급 커트라인을 100점으로 예상했다. 메가스터디, 비상교육, 이투스청솔, 유웨이중앙교육, 종로학원, 하늘교육 등 6개사는 98점, 진학사는 97점으로 추정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A, B형이 따로 있었던 작년 수능 영어시험에서 B형의 1등급 커트라인이 93점이었던 데 비하면 올해 영어는 작년보다 아주 쉽게 출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소신지원 신중해야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시험이 끝난 만큼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본 뒤 본인의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을 토대로 입시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는 시험이 다소 쉽게 출제돼 합격선이 올라갈 수 있어 지나친 소신 지원을 피하고 냉정하게 자신의 위치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수능 점수가 비교적 높게 나왔고 수시 논술·면접고사를 아직 치르지 않았다면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를 노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시에서는 대학별로 수능 영역별 가중치나 가산점이 다르므로 지망 대학의 성적 반영 방식을 꼼꼼히 살펴 유리한 곳을 찾아야 한다.

이영덕 소장은 “정시에서 세 번의 응시 기회를 적절히 배분해 1회는 합격 위주의 안전 지원을, 다른 1회는 적정 수준의 지원을, 나머지 1회는 소신 지원을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가’군과 ‘나’군에 몰려 있어 반드시 1개 대학에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 2015학년도 수능 문제지와 정답은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www.hankyung.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태웅/임기훈 기자 ra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