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 車부품·건설·물류 핵심육성"
“재무구조를 안정시킨 뒤 자회사 상장과 함께 인수합병(M&A)도 추진하겠다.”

2일 공식 출범한 한라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임기영 사장(사진)은 경기 성남시 판교 R&D센터에서 한라홀딩스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에게 “3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라그룹 지주회사를 이끌게 된 임 사장은 3대 주력 부문으로 만도와 (주)한라(옛 한라건설), 한라마이스터의 자동차 부품과 건설, 물류를 꼽았다.

임 사장은 “금융이나 다른 사업으로 확대하기보다는 한라그룹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사업을 더 잘할 수 있게 하는 게 나의 임무”라며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순서대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우증권 사장과 IBK 사장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답게 임 사장이 첫 번째 단계로 추진하려는 작업은 재무구조 선진화다. 임 사장은 “제조업이 중심인 그룹이다 보니 그동안 금융 부문에 다소 소홀했던 게 사실”이라며 “자본시장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경력을 살려 한라그룹이 금융과 재무 부문에서 앞서 나가는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장에서 (주)한라에 대해 우려를 많이 하는데 건설 업황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 실적이 계속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만도가 (주)한라를 지원하는 일도 없다”고 못박았다. (주)한라는 지난 1분기 12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지난 2분기에도 흑자를 냈다.

임 사장은 2~3년 내 공격적 전략을 펼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만도가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자금조달 방식도 다양하게 하고, 필요하다면 일부 자회사를 국내외 주식시장에 상장해 시장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하지는 않겠지만 주력 사업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있다면 얼마든지 인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등에 떨어진 불인 지주사 전환은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한라홀딩스가 출범하기 전 한라그룹은 (주)한라→만도→한라마이스터→(주)한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 체제였다. 하지만 한라홀딩스가 출범한 만큼 계열사 간 주식 교환과 합병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완전 탈바꿈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임 사장은 “순환 구조를 없애고 지주사 체제로 안착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사장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미국 조지워싱턴대를 거쳐 장기신용은행, 뱅커스트러스트은행, 살로먼브러더스증권, 삼성증권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도이치증권 한국대표와 IBK투자증권 사장 등을 거쳐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대우증권 사장을 지냈다. 지난 2월 한라그룹 상임고문으로 영입돼 그룹 금융부문 업무를 맡아왔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