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임대수익률이 중심인 상가투자는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주택투자와 다릅니다. 주택은 핵심 지역에만 들어가면 본전은 건질 수 있지만 상가는 지역 이름값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45·사진)는 상가와 주택 투자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고분양가와 높은 공실률로 상권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판교신도시 상가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선 대표는 “2008년 당시 3.3㎡당 최고 1억원대에 분양한 판교 상가 상당수가 지금은 분양가의 절반에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판교 아파트값이 분당을 넘어 서울 강남권과 육박할 정도로 오른 것을 감안하면 상가와 주택이 180도 다르게 움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영업자에서 상가투자 전문가로

10년째 상가투자 컨설팅을 해온 선 대표는 문구점과 슈퍼마켓을 운영해본 자영업자 출신이다. 20대 중반에 경기 광명시 골목상권에서 문구점을 시작으로 문구도매상까지 사업을 키웠다. 이후 슈퍼마켓으로 업종을 전환해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중형마트를 운영하다 대형마트의 진출 소식을 듣고 사업을 접었다. 선 대표는 “어떻게 하면 매출을 올릴까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상권 분석에 눈을 떴다”며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뛰어보자는 생각에 2005년 상가투자 컨설팅업체를 열었다”고 말했다.

임차인인 자영업을 경험해본 만큼 상가 공실률을 줄일 수 있는 유망 유치 업종도 소개했다. 선 대표는 “시설투자비가 많이 드는 업종은 한 번 들어온 상가에서 쉽게 나가기 어렵다”며 “1층 상가는 금고와 보안설비 비용이 많은 은행과 냉장·냉동시설 투자비가 큰 마트 등을 유치하면 공실 걱정이 적다”고 말했다. 2층 이상부터는 미용실과 학원을 추천했다. 인테리어 등 시설투자는 크지 않은 업종이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 창업형 업종으로 마진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유망 택지지구 상가는 ‘입주폭탄’ 우려

최근 ‘완판’(완전판매)에 이어 분양권에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웃돈)까지 붙은 위례·문정·마곡지구 등 인기 택지지구 상가는 오히려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게 선 대표의 생각이다. 분양가가 최고 3.3㎡당 5000만원에 달하고 상권이 활성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공급이 급증한 만큼 추후 과잉 공급에 따른 ‘입주폭탄’도 우려하는 점이다. 선 대표는 “택지지구 상가는 입주민과 현지 근로자 수요가 대부분이어서 상권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4~5년은 걸린다”고 지적했다.

대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아파트 상가와 개발 호재가 있는 지방 상가에 눈을 돌리라고 조언했다. LH 아파트 상가는 민간 아파트에 비해 상가 비율이 낮고 최소 투자금도 1억~2억원대로 저렴하다. 고속철도(KTX) 개통 이후 주목받고 있는 오송역 등 충청권 역세권 지역 상가 등도 수도권과 비교해 투자비가 적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선 대표는 “택지지구 개발이 끝난 인천 논현지구의 일부 상가는 3.3㎡당 1300만원 수준으로 상가를 매입할 수 있다”며 “서울 한복판 상가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반값 상가 공급이 꿈

선 대표는 상가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 대표는 “현재 상가 분양가에는 금융이자(10%)·시공사 마진(10%)·마케팅비용(10%)·시행사 이익(20%) 등 불필요한 비용이 50%에 달한다”며 “투자자가 직접 자금을 모아 상가를 개발하면 분양가를 최대 5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지지구 상업용지의 경우 땅값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 대표는 “아파트 용지와 마찬가지로 조성원가 수준에서 공급되면 상가 분양가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