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터넷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하지만 인터넷 사용자들은 전자상거래와 혁신을 방해하는 낡은 보안시스템과 씨름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 '비상'] 해커 먹잇감 '액티브X' 천지…한국은 인터넷 보안 후진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한국이 보안에 취약한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국내에서 인터넷 뱅킹을 위해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려면 IE용 부가프로그램의 일종인 액티브X를 설치해야 한다. 지난 4월 IE의 보안 위험성이 발견되면서 미국 정부도 IE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액티브X의 보안 위험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IE 사용자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5월 현재 한국의 브라우저(데스크톱 기준) 시장에서 IE 점유율은 75.45%에 달했다. 다음은 크롬 21.84%, 파이어폭스 1.62% 순이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크롬 48.63%, IE 22.6%, 파이어폭스 20.33%인 것과 대조적이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액티브X의 취약점이 한국에서 해킹과 데이터 유출 비율이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말한다. 악성코드 유입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해커들은 사용자의 컴퓨터를 악성코드에 감염시켜 작동을 멈추게 하거나, 개인정보를 수집해 악용하기도 한다. 지난해 3·20 사이버 테러의 경우도 악성코드 감염으로 인해 방송사와 금융사의 전산망이 마비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민화 KAIST 교수는 “액티브X 때문에 한국은 해커들의 놀이터가 됐다”고 지적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