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하가 결혼식 때 입어 국내에서 유명해진 웨딩드레스 브랜드 베라왕. 지금은 세계적인 패션 기업으로 성장한 이 회사는 최고경영자(CEO) 베라 왕의 작은 질문에서 시작됐다. ‘왜 웨딩숍에서 추천하는 드레스는 하나같이 요란한 장식이 주렁주렁 달린 낡고 오래된 디자인뿐일까.’ 1989년 결혼식을 앞둔 그는 직접 드레스를 디자인하기로 마음 먹었다. 베라 왕의 첫 번째 드레스가 세상에 태어난 순간이다.

[책마을] 성공의 어머니는 '실패' 아닌 '질문'
《리더처럼 질문하라》는 자신의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꾼 리더들의 성공 사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총 3장으로 이뤄진 책은 각각 ‘시작하라’ ‘생각하라’ ‘실행하라’의 키워드로 성공 기업의 비법을 들려준다.

연매출 700만파운드(약 120억원)의 잼 제조업체 ‘슈퍼잼’의 창업주는 프레이저 도허티다. 14세가 되던 해 할머니에게 잼 조리법을 배운 그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잼을 팔았다. 2년 뒤엔 동네의 모든 집에 잼을 배달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잼 사업에 집중하던 그는 잼 시장이 정체기임을 깨닫는다. 설탕이 많이 들어가 건강에 좋지 않은 데다 ‘잼’이란 단어가 가진 낡은 이미지 때문이었다.

그는 수백 번 실험을 거쳐 과일과 과일주스로만 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건강한 잼으로 재탄생한 슈퍼잼은 그 후 더 큰 인기를 얻었고 대형 체인점 테스코, 월마트에도 입점했다. 22세 때 평범한 영국 청년은 잼 하나로 백만장자가 됐다.

아이언맨과 엑스맨으로 유명한 미국의 만화제작사 마블은 1996년 파산까지 갔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만화책 시장이 사양길로 접어들던 때였다. 회사를 떠맡은 아이작 펄뮤터는 어떻게 하면 매출을 늘릴지 고민했다.

그는 쇠퇴가 불가피한 잡지와 만화책 판매 부문을 정리하고 캐릭터를 활용한 파생사업에 투자했다. 이 전략은 적중했다. 회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탄탄해졌고 매출이 늘어났다. 월트디즈니는 2009년 마블을 42억4000만달러에 사들였다.

디자인적 사고는 혁신의 필요조건이다. 세계 최고의 디자인 회사인 IDEO는 제품은 물론 기업의 문화와 서비스 전략까지 디자인한다. 펩시콜라, 도요타, JP모간, 삼성전자 등 세계 유수의 기업이 고객사다.

IDEO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잔돈은 됐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해 성공을 거뒀다. 사람들이 잔돈으로 목돈을 만들고 싶어하는 점에 착안해 예컨대 4500원짜리 물건을 사고 남은 잔돈 500원을 통장에 자동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BoA의 저축예금 계좌 수가 1년 만에 1만2000개 늘어난 비결이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