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왜 사는가?"라고는 묻지 마세요
“누가 ‘왜 삽니까?’ 하고 묻는다면 저는 ‘살아 있으니까…’라고 답할 생각입니다. 태어난 업으로 사는 것입니다. 살아야 되는 업이므로 사는 것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가 문제이지, ‘왜 사는가’는 문제 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부터 우리의 질문은 ‘왜’가 아니라 ‘어떻게’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대 진실로 행복을 바란다면, 소중한 것부터 하세요》는 북한산 심곡암 주지이자 시집 《그대, 꽃처럼》을 쓴 시인인 원경 스님의 첫 에세이집이다. ‘인생 공부’ ‘세상 공부’ ‘마음 공부’ ‘죽음 공부’라는 삶의 네 가지 주제에 대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듯한 글들이 실려 있다. 원경 스님은 이 네 가지 주제를 면밀히 관찰하고 공부하면 의문과 집착, 망상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부드러우면서도 깊이 있는 글을 읽다 보면 어느덧 마음이 편안해진다.

“춘화추월. ‘봄날에 꽃, 가을에 달빛’이란 뜻입니다. 우리 인생의 젊은 날에는 꽃이 있고, 늙은 날에는 달빛이 있습니다. 꽃과 달을 보면서 저마다 현존하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제 빛깔을 잃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