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낙관홀릭'은 나를 위태롭게 한다
탈리 샤롯 지음 ㅣ 김미선 옮김ㅣ 리더스북 ㅣ 352쪽 │ 1만6000원
신경과학 분야 전문가 탈리 샤롯은《설계된 망각》에서 “인간은 낙관 편향에 빠진 뇌 때문에 부정적 생각을 외면하고 긍정을 꿈꾸는 본능을 갖게 됐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최근의 연구 결과와 사례를 통해 인간의 뇌는 미래의 행복과 성공을 과잉 예측하도록 진화했다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뇌는 왜 이렇게 진화했을까. 그래야 건강과 생존의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이 낙관적인 편향을 유지하면 스트레스와 불안이 줄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게 된다.
더 나아가 뇌가 낙관적 믿음에 능력을 부여해 예측을 실현할 수 있게 만든다. 낙관주의가 없었으면 최초의 우주선이 뜨지도 못했을 것이고, 신대륙의 발견도 없었을 것이며, 재혼하는 사람도 전무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낙관 편향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저자는 “개인들의 작은 낙관 편향이 뭉쳐 큰 착각을 만들고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투자자, 은행가, 집주인 등 경제 참여자들이 저마다 현실적으로 보장된 수익보다 더 많은 것을 기대한 데서 발생했다고 말한다.
각각의 낙관이 한 시장에서 합쳐지자 거대한 금융 거품이 생겼고, 이것이 터지며 모두 큰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희망에 찬 낙관주의는 작은 장애물을 뛰어넘게 한다. 하지만 위험과 불운을 우리와 무관한 것으로 가정하고 무시하면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저자는 낙관에 대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이렇게 비유한다. “낙관주의는 적포도주와 같다. 하루 한 잔은 좋지만 하루 한 병은 해로울 수 있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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