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기업들의 채용 시즌이 시작됐다. 구직자들은 저마다 자신을 화려하게 포장할 수 있는 각종 ‘스펙’으로 무장한 채 구직시장에 뛰어든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꿰차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좋은 일자리’ 숫자는 제한돼 있다.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기업들은 스펙에 이어 ‘스토리’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스펙이 아닌 스토리로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보라는 것이다.

《파라슈트》는 자기의 장점을 찾아내고, 직접 인맥을 형성하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쓰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미국 최고의 직업탐색 컨설턴트로 손꼽히는 인물로, 1970년 이 책을 선보인 이래 빠르게 변화하는 취업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매년 개정판을 선보여왔다. 말이 개정판이지 책 전체를 다시 썼다고 한다.

2013년 최신 개정판을 번역한 이 책은 구직과 커리어 전환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구직 활동은 슬프게도 언제나 경쟁적으로 전개된다. 이 상황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하는 것은 구직자 자신의 태도다.” 내가 하는 일이 인생을 바꾼다는 믿음을 갖고 희망을 찾아야만 어떤 일이든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직에 앞서 알아야 할 취업시장의 7가지 비밀도 알려준다. ‘경기가 호황일 때도 언제나 구직자들이 있다. 경기가 나빠도 일자리를 ‘잘 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업자가 늘어나도 당신 개인까지 같은 상황에 처하는 것은 아니다. 구직자가 일자리를 찾는 방식과 고용자의 채용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구직자들은 호황·불황에 따라 구직 방법을 바꾸지 않지만 채용자들은 극적으로 바꾼다. 한 회사 면접에서 떨어졌다고 다른 고용자들도 당신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 구직에는 낯선 나라로 여행을 떠날 때처럼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비밀을 모르면 규칙을 모르고 운동경기에 나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구직을 위해선 스스로 책임을 지고 구직 계획을 세워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자신의 관점과 태도, 마음가짐을 바꾸면 취업시장에 다가갈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핵심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잘하는지, 어떤 일을 성취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세울 수 있다. 저자는 구직자 자신이 선호하는 지식·관심 분야, 사람들, 스킬, 근무 조건, 대우·책임 수준, 지역, 삶의 목적·사명감 등 7가지를 정리함으로써 스스로를 분석할 수 있는 ‘꽃송이 연습’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와 직업 간의 간격은 어떤지를 파악할 수 있다.

네트워킹도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네트워크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에 한정시키거나 단순히 명함을 모으는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발달된 소셜미디어 시대에도 얼굴을 맞대는 대면 접촉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소셜미디어를 더하면 네트워킹을 더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잘하게 된다고 조언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