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신데렐라서 연예가 줌마렐라 '명사'
서래마을 ‘명사’는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한자로 ‘名士’라고 쓰고 영어로는 public figure라고 한다. 흔히 ‘공인’이라고 번역되며 명사들을 지칭한다.

공인이란 표현은 적잖은 오해를 낳기도 한다. 공공영역 종사자나 권력가 등 사회적 권한과 그에 따른 책임을 가진 이들뿐만 아니라 단순 유명인사들도 공인이라고 부른데 따른 것이다.

이런 유명인사들을 지칭하는 영어표현에는 celebrity가 있다. 마찬가지로 명사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지만 권력가와 달리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사람들, 예를 들어 연예인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서래마을에도 celebrity인 명사들이 많이 살고 있다. 본래 서울 속 프랑스 마을로 널리 알려진 서래마을의 이미지가 명사들이 사는 곳으로 바뀐 계기도 서래마을에 사는 celebrity들 덕분이다. 가수와 배우, 유명 연예인들이 대표적이다.

많은 연예인들 중에서도 인기배우 고현정이 사는 서래마을 빌라는 고급스런 분위기에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고현정은 이곳 빌라에 전세를 얻어 살고 있는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전세금이 무려 19억원에 달한다.

재벌가 신데렐라서 연예가 줌마렐라 '명사'
고현정 사는 서래마을 R 빌라, 전세가 무려 19억원


서래마을 골목 안을 걷다보면 마치 공상과학소설에 등장함직한 건물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고현정이 전세계약을 한 R 빌라다.

외벽 색이 잿빛이어서 멀리서도 건물을 구분할 수 있다. 금속성의 느낌을 주는 외벽은 실재로 금속성 재질이다.

외벽에서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입구는 바닥이 땅에 닿아 있지만 위쪽은 2층에 이를 것처럼 높아 보인다.

입구의 층이 높고 위로 올라갈수록 계단식으로 좁아지는 구조로 층마다 테라스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8년 지어진 이 빌라는 지하 1층, 지상 6층 높이로 부지면적이 641㎡(193.9평), 연면적이 2109.6㎡(638.2평)에 이른다.

건물은 총 6세대인데 이 중 3세대는 단층, 나머지 3세대는 복층구조다.

세대별로 정원과 테라스가 딸려 있는 고급빌라인 이곳은 매매가가 30억원 안팎이라고 인근 부동산은 전했다.

고현정은 빌라가 지어진 직후인 2008년 1개 호실에 대해 전세권을 설정했다. 당시 전세금은 12억원이었다.

계약기간이 끝난 2010년에는 다른 호실에 전세권을 설정했는데 이때의 전세금은 15억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계약기간이 끝나자 다시 호실을 옮겨 전세계약을 새로 체결했는데 이번에는 전세금이 19억원에 달했다.

호실의 넓이가 272.7㎡(82.5평)이므로 전세금은 3.3㎡당(평당) 2300만원에 달한다. 서울시내의 왠만한 아파트 3.3㎡당 매매가에 달하는 가격이다.

빌라의 전세계약 금액을 보면 고현정이 지금까지 배우로 얼마나 큰 성공을 거뒀는지를 엿볼 수 있다.

혜성같이 나타나 모래시계의 스타, 드라마 같은 결혼에서 이혼까지

고현정은 1989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뽑힌 후 90년대부터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으나 최고의 스타가 된 것은 단연 SBS 드라마 ‘모래시계’에 출현한 이후다.

1995년 방영된 모래시계에서 고현정은 재벌가 자제이면서 학생운동에 가담한 대학생 역을 맡았다.

야당 당사를 점거한 여공들을 지지하며 현장을 지키다 여공들을 습격한 폭력조직 속 태수(최민수 분)와 조우하는 모습은 유신정권 시절이던 1979년 긴급조치하의 시대상을 잘 표현한 명장면으로 꼽힌다. 1979년 신민당사를 점거했던 YH노조의 실화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하지만 ‘모래시계’는 고현정의 결혼 전 마지막 작품이었다. 고현정은 ‘모래시계’ 촬영 전 이미 정용진 현 신세계 부회장과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대스타로 떠오른 이후 바로 방송활동을 끝내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정 부회장과의 사이에서 두 자녀를 둔 고현정은 2003년 이혼 이후 휴식기를 거쳐 연예계로 돌아온다.

2006년 MBC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와 이듬해 ‘히트’(MBC)로 복귀에 성공한 고현정은 2009년 ‘선덕여왕’(MBC)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MBC 연기대상을 비롯해 각종 상을 휩쓴다.

2010년에도 SBS 드라마 ‘대물’에 출연해 흥행 보증수표의 자리를 굳혔다.

지난해에는 SBS 예능 프로그램 ‘GoShow’의 진행을 맡아 예능계에도 발을 들였다. ‘GoShow’는 지난해 12월 폐지됐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