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사진)는 미국 경제 낙관론자다. 지난해 초부터 주택시장이 꾸준히 반등하고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시장도 활기를 되찾자 손 교수는 “미국이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작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가 5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5일(현지시간) 그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손 교수는 전화 인터뷰에서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경제 기초체력의 회복 속도에 비해 주가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우려했다.

손 교수는 “최근의 주가 반등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찍어내는 돈이 갈 곳이 없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주식시장이 과열되면 Fed가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할 수 없고,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적완화가 끝나거나 규모가 줄어들면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지면 그나마 완만하게 회복하던 경기도 다시 침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 교수는 “Fed가 작년 9월 3차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실업률이 6.5%로 내려갈 때까지 지속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업률이 6.5%가 되려면 2015년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주가에 거품이 끼고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어 2015년까지 양적완화를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에는 (양적완화 종료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최상의 시나리오는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면서 자연스럽게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인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해서도 손 교수는 “매출 증가율은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 서서히 둔화하고 있고, 경기침체 당시 하락했던 노동비용이 다시 올라가면서 수익성도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셰일가스 붐에 따른 에너지 가격 하락과 주택시장 회복 등으로 미국 경제의 전망이 밝다”면서도 “실물경제 회복보다 주식시장이 너무 앞서서 뛰는 것을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